헌재 "변시 응시 5회 제한은 인력 낭비 방지 위한 것"(종합)

2016년 1월 4일 오전 서울 연세대 백양관에서 제5회 변호사시험이 실시된 모습/사진=뉴스1

헌법재판소가 변호사시험 응시 횟수와 시기를 제한한 규정에 대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선고에서 '로스쿨 석사학위를 취득한 달의 말일부터 5년 내에 5회만 응시할 수 있다'고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제7조 제1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이 규정에 따라 2009년 로스쿨에 입학한 1기생들은 올해 1월 실시된 제5회 변호사시험을 끝으로 앞으로 더는 변시에 응시할 수 없게 됐다. 지난 1월 A씨 등 로스쿨 1기생들은 해당 조항이 자신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행복추구권, 평등권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 사시 낭인 막기 위해 도입된 로스쿨 도입 취지 살려야

헌재는 변호사시험을 로스쿨 졸업 후 5년 이내 5회만 응시할 수 있게 한 변호사시험법 관련 조항의 합헌의 근거로 과거 사법시험이 존재할 당시 장기간의 시험 준비로 인력이 낭비됐다는 점을 하나의 근거로 들었다.

헌재는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로스쿨의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응시기회에 제한을 둔 것"이라며 "매년 로스쿨 입학 정원의 75% 수준의 인원을 변시에 합격시키고 있으며, 졸업자의 4분의 3정도가 최종적으로 합격하는 구조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는 사람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응시 인원이 누적된다면 입학 정원의 75%가 합격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시험합격률이 낮아지게 돼 로스쿨 제도의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도 응시 횟수 제한의 근거가 됐다.

헌재는 "로스쿨에서의 교육 수료와 변시 합격을 조건으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케 하는 현행 제도에서 응시기회를 제한한 것은 불가피하다"며 "응시기회 제한 조항이 예외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 의사·약사는 아닌데 변호사만 응시 횟수 제한…"다른 시험과 비교할 수 없어"

변시 응시 제한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청구인들은 의사나 약사와 같은 다른 자격시험의 경우는 응시 횟수에 제한이 없는데도 변호사시험에만 제한을 둔 것이 평등권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헌재는 "다른 자격시험은 응시자에게 요구하는 능력이나 이를 평가하는 방식이 변호사시험과 다르다"며 "의사나 약사 자격시험 등에서는 장기간 시험 준비로 인해 인력 낭비가 되는 심각한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자격시험을 응시하는 사람들과 변호사시험 응시자들은 각기 다른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비교해 평등·불평등을 가릴 수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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