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임박했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임박했다는 소문에 삼성그룹주가 일제히 강세 마감했다. 외국인 순매수가 1800억원 넘게 유입되며 코스피는 또 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5.66포인트(0.76%) 오른 2068.72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842억원 순매수로 코스피를 견인했다.

이날 오전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며 삼성전자가 2.11% 오른 160만원에 마감했다. 삼성물산도 2.03% 올랐고 삼성에스디에스가 9.0% 급등 마감했다.

◇삼성전자 인적분할 초읽기?=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의 첫 단추를 끼울 인적분할이 임박했다는 주장은 보험업법 개정에서 비롯됐다. 삼성전자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보유지분(7.43%)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2018년 유럽의 솔벤시2와 유사하게 RBC(보험금지급여력 비율)가 강화되고 2020년 IFRS(국제회계기준) 2단계가 도입되면 삼성생명은 보유 주식에 대한 RBC상 위험 평가가 최대 4배수 강화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RBC는 350%이나 개정 RBC 도입시 209.8%로 급락할 것으로 추정돼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수할 주체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자본시장법상 계열사 보유지분을 자사주로 취득하는 것이 금지돼 있고 삼성물산은 현금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결국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순조롭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인적분할로 신설회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가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계속된 적극적이고 빠른 자사주 매입은 인적분할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자사주가 많으면 인적분할에 유리하고 소각시 대주주 지분율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은 삼성전자 분할을 통해 전자홀딩스가 이를 매입하지 않으면 사실상 해결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의 분할 가능성이 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SDS 주가 향방은=삼성SDS가 물류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올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와 금융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는 삼성생명까지 세 기업의 분할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인적 분할이 예상되는 삼성SDS는 지난 7월 1일 물류사업부에 대한 분할 여부를 묻는 조회공시에 "검토 중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재공시 시한이 3개월이므로 9월30일경 물류사업 분할 공시가 나올 거란 예상이 제기된 것이 이날 주가에 기름을 부었다.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의 물류BPO 부문의 투자 매력도는 오히려 높을 것"이라며 "물류 전문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다는 목적을 두고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그간 삼성SDS 주가는 알짜인 물류 부문의 분할 가능성에 지배구조 프리미엄이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 지분율이 높은 회사인만큼 기업가치 증대가 필연적이란 분석이 제기되며 주가가 되살아나는 흐름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된 물류 BPO 부문과 IT 서비스 부문이 모두 고성장하며 시가총액을 높여갈 것"이라며 "결국에는 이재용 부회장 등이 그룹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활용된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