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요금 불확실성에 빛바랜 사상최대 이익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이 정치 이슈로 부상하면서 한국전력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저유가 영향으로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이 전망되고 있는 점이 오히려 전기요금 인하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내놓을 전기요금 개편안이 확정되는 11월까지 이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9일 한국전력 (20,150원 ▼250 -1.23%)은 전일대비 3.14% 내린 5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2% 빠진데 이어 이틀째 하락세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기 요금 인하 논의가 진행되면서 전기요금 인하와 관련한 우려가 커진데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비용 상승 전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6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는 개편안을 내놨다. 개편안에 따르면 최고-최저구간 누진율도 11.7배에서 2.6배로 줄어든다.

여당도 정부와 함께 전기요금개혁본부를 설치하고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마련을 진행 중이다. 오는 11월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전기요금 개편과 관련한 정치적 논의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요금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국전력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저유가로 인한 이익 증가가 오히려 전기요금 인하 정당성을 부여해 예상보다 강한 요금 인하책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2분기 2조70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사상 최대 분기 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가의 한국전력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7470억원에 달한다. 일시적인 누진제 완화 정책에 따른 요금 인하 효과는 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국정감사 과정에서 한국전력 손익 구조가 공개되는 등 비판적인 시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부담이다. 전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는 지난해 한국전력 총괄원가가 공개됐다. 이를 공개한 이훈 의원은 "한국전력과 한국전력 자회사들이 적정 이윤 외에도 약 5조원을 더 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총괄원가란 적정원가에 투자보수를 포함한 것으로 전기요금 인상 폭 등에 기준이 된다.

산업통산자원위원회의 한국전력 등 관련 공기업 국정감사는 내달 5~6일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전기요금 인하와 관련한 정치권 논의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은 누진제 개편안이 확정되는 11월까지는 요금 불확실성으로 인한 심리적인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머지않아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완화되는 등 평균 전기요금이 약간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며 "큰 폭의 전기요금 인하 가능성은 낮지만 주가상승을 위해서는 정책적 호재가 필요한데 당분간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