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연봉 2500만 이상 세액공제 90%로 인하, 면세자비율 ↓"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이 29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있다.2016.9.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민의당이 연 2500만원 이상의 근로소득에 대한 교육비·의료비 등 특별세액공제 종합한도를 90% 수준으로 낮춰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을 40%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근소세를 내지 않는 국민이 절반에 이르고 1인 가구 기준 연소득 1500만원(4인 가구 기준 연소득 3230만원) 이하면 근소세를 한푼도 내지 않는 상황에 대한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29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3당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에서 국민 개세주의를 점진적으로 확대하자는 논의가 있었다"며 "3당 공동으로 면세율 조정과 관련된 입법안을 제안하겠지만 합의가 안 되면 국민의당 단독으로라도 관련 법안을 10월 중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연급여 2500만원 이상에 대한 교육·의료·보험비 등 총공제액 한도를 90%로 낮출 경우 면세자 비율이 5.3%포인트 줄어든다. 국민의당은 교육·의료·보험비 등 특별세약공제 항목 각각에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근소세 면제자 비율은 2005년 48.9%에서 2010년 39.2%, 2013년 32.4%까지 줄었다가 2014년 48.1%로 다시 늘어난 상태다. 2013년 세법개정 파동에 따른 여론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정부가 각종 세금공제 항목을 신설하면서 근소세 면세자 비율이 치솟았다. 국민 절반가량이 근소세를 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정부도 근소세 면세자 비율을 중장기적으로 30%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조세재정연구원에 심층평가를 의뢰해 특정세액공제 항목의 공제율 변동이 계층별로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심층평가를 늦어도 내년 초까지 마치고 공청회 등을 열어 개선안을 다듬을 예정이다.


당초 여야 3당은 이런 방안에 공감했지만 추미애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변재일 의원에서 윤호중 의원으로 교체되면서 공동 추진 가능성이 낮아진 분위기다. 윤 정책위의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개세주의는 당연히 추구해야 할 원칙이지만 세법 개정을 통해 최저소득자에게 단돈 1원이라도 세금을 내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이날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을 각각 45%와 24%로 올리는 세법 개정안도 발표했다. 늘어나는 복지수요와 정부 재정적자 증가 추세 등을 감안해 고소득자와 대기업의 세부담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대신 고용을 늘리고 하도급 거래업체에 대해 지원을 확대한 기업의 세부담은 줄이는 기업소득환류세제 관련 법인세법 개정안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그동안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보다 실효세율을 올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었지만 당론을 선회하면서 야권 공조를 통한 법인세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민주는 지난달 초 연간 영업이익 500억원 초과 법인에 대한 법인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냈다. 소득세의 경우 연소득 5억원을 넘는 고소득자에 대한 과표구간을 신설하고 소득세율 41%를 적용했다. 새누리당은 법인세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