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2만 5000원…클래식 공연계 '김영란 티켓' 등장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28일 시행된 '김영란법'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맞춰 가격을 대폭 할인한 클래식 공연 티켓이 등장했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5만원 이상의 초대권을 공직자 등에게 나눠주는 것은 불법이다. 공연 후원 기업에게 초대권을 제공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리자 '가격 조정'이라는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이다.

29일 클래식공연 기획사 빈체로에 따르면 올해 12월 4~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마리스 얀손스&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공연 C석 가격을 7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낮췄다. 2인이 함께 관람하는 것을 전제로 법상 허용가격인 5만원에 맞춘 것. C석 가격을 낮추면서 R석(33만원→30만원), S석(25만원→18만원), A석(18만원→12만원), B석(12만원→7만원)의 가격도 일괄 재조정됐다.

또 R석, S석, A석 등이 있던 2층 전 좌석을 C석으로 일괄 조정했다. 대개 C석은 콘서트홀 3층 좌석에 해당한다. 최대 30만원에 이르는 좌석이 2만 5000원으로 뚝 떨어진 셈이다.

빈체로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매출 감소를 감안하면서까지 가격을 낮춘 것"이라며 "내년도 공연에서 (티켓 가격과 좌석 비율 등을) 어떻게 할지 계획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할인은 특정인 대상이 아닌 일반 관객들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돼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없다.

공연계에선 '김영란법' 시행으로 기업 후원이나 협찬 규모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제작비가 많이 들어 기업 후원 의존도가 높은데다 상대적으로 티켓이 고가인 클래식, 발레, 오페라 등의 분야에 직격타가 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통상 기업이 후원할 경우 후원금액 3분의 1에 상당하는 초대권을 지급하고 기업은 VIP 고객 등에 초대권을 증정했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 가능한 초청 고객의 범위가 축소되다 보니 후원 동기가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