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스티커 모은 아이에게 선물도 위반인가요?"

김영란법 시행 하루전인 27일 서울 중구 모 식당에서 김영란법 관련 메뉴를 선보였다. /사진=이기범 기자

"칭찬스티커 모은 학생한테 몇천원 짜리 선물 줬는데 불법인가요?" (112 신고 내용 中)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후 이틀 동안 경찰에 접수된 관련 신고가 총 31건으로 나타났다. 첫날 들어온 서면신고 2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단순 문의에 가까웠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김영란법이 시행된 28일 자정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전국 경찰서, 지방경찰청에 접수된 김영란법 관련 신고는 모두 31건이다.

사안의 시급성, 중대성 등을 따져 예외적으로만 출동되는 112신고가 대부분이다. 31건 중 29건이 112 신고였다.

28일 낮 12시쯤 서울지방경찰청에 익명의 학생이 "어떤 학생이 교수에게 캔커피를 줬다"며 신고한 첫 신고를 시작으로 전국 지방경찰청에 김영란법 관련 전화가 걸려왔다.


나머지 28건은 김영란법 문의다. "환갑인데 3만원 이상 식사를 하면 법에 저촉되냐", "교수 생일에 학생들이 5만원을 모아 선물을 사줬다", "건설업자도 적용대상이냐"라는 등 상담에 가까운 전화가 대부분이다. "칭찬스티커를 모은 학생 중 1명을 뽑아 3000~5000원짜리 선물을 줬는데 법 위반인가"라는 교사의 질문도 들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 모두가 비 출동 사안에 해당해 서면신고 안내 혹은 정부 민원안내 콜센터(110번) 안내 후 사건을 종결했다. 교수에게 캔커피를 사준 학생 신고와 학생들이 교수의 생일에 선물을 사준 문의는 법 위반 가능성이 있어 서면신고를 안내했다. 다만 현시점까지 서면신고로 보완되진 않았다.

김영란법에서 신고원칙으로 규정한 서면신고는 단 2건이다.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 관계자가 "강남구청이 관내 경로당 회장 160명을 초청해 관광을 시켜주고 교통편과 식사를 제공했다"며 강남경찰서에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을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형식을 갖춘 만큼 사건을 접수해 본격적인 수사착수 여부를 검토 중이다.

대한노인회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는 만큼 강남구청 행사에 참여한 노인들이 김영란법 적용대상이 되는지가 관건이다.

강남구청 측은 "행사에 참여한 이들은 일반 경로당 회원"이라며 김영란법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서면신고는 경찰관이 직접 했다. 강원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은 "사건 민원인이 떡 한 상자를 놓고 갔다"며 떡 상자를 반납하고 상부에 신고했다. 경찰은 금품을 받은 경찰관이 즉시 반납과 신고를 했기 때문에 징계나 과태료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떡 상자를 건넨 민원인을 불러 금품을 제공한 경위를 파악해 행정처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