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위국감]'乙'을 위한 13시간…백종원부터 최경환까지 도마위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중소기업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6.9.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야당의 '반쪽국감'으로 또 진행됐다. '갑질' 문제가 집중 제기된 가운데 대기업 및 프랜차이즈업체의 횡포,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미흡,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인턴 채용 의혹 등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쓴소리가 이뤄졌다.


산자위 국감은 2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30분 무렵까지 국회에서 이어졌다. 중소기업청, 특허청 등에 대한 국감이었다. 국감 보이콧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26~27일에 이어 이날도 불참했고 야당 의원들은 전원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우원식 의원은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 참여를 약속했던 삼성전기, 포스코 등이 해당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한 중소기업 기술개발 성공과제와 관련해 구매를 약속한 40%의 대기업들이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다. 우 의원은 해당 기업들에 대한 패널티를 주장했고,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김경수 더민주 의원은 네이버 라인의 중소기업 기술 편취 의혹을 질타했다. 모비아트의 게임인 '쉐이크팝콘'과 네이버 라인의 '디즈니 츠무츠무' 간 유사성을 지적했는데 주영섭 청장도 "비슷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라인은 '디즈니 츠무츠무'가 '쉐이크팝콘'이 나오기 전부터 개발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2013년 모비아트로부터 제휴 제안이 왔을 때) '이미 개발하고 있으니 못해주겠다'고 거절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같은당의 이찬열 의원은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에 대한 문제점을 거론했다.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더본코리아가 대기업 지정 기준이 낮은 음식점업(3년 평균 400억원)이 아니라 도·소매업(3년 평균 1000억원)으로 분류돼 부당한 혜택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도·소매업으로 분류된 더본코리아의 3년 평균 매출액은 980억원이어서, 골목상권 침투에 대한 제약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산자위원들은 △백화점 출장세일로 인한 골목상권 침해 △'자금 안전성'에 맞춰져있는 창업지원자금 △'학력'을 따지는 외국인 기술 창업 비자 발급 문제 △상업홈쇼핑 보다 높은 중소기업용 '홈앤쇼핑' 판매 수수료 △특허청에 만연한 '특피아' 문제를 지적했다. 산자위원들의 지적에 대해 정부측은 대부분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

국감 막판에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를 둘러싼 인턴 채용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감에 출석한 임채운 중소기업진홍공단 이사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인사 책임자 권모 실장에게 "최경환을 보호해야 한다. 최(경환)가 힘이 있어야 우리를 지켜준다"고 말한 장본인이었기 때문에 질문이 집중됐다.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중소기업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이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선서를 하고 있다. 2016.9.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산자위원들은 녹취록에 포함된 임 이사장의 "내가 (최) 부총리와 기재부에 다 얘기했다"라는 말의 뜻을 물었다. 임 이사장은 이에 대해 최 전 부총리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연락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취중이었어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하면서도 "당시 권 실장이 매우 흥분한 상태였는데 위로를 하다보니 오버해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 이사장의 태도에 대해 홍익표 더민주 의원은 "최 전 부총리와 접촉을 한 것이면 특정 방향에 유리하게 증언을 유도한 것"이라며 "전혀 일면식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면 허위로 증언을 유도한 게 된다"고 비판했다. 또 임 이사장의 말이 앞뒤가 안 맞다는 점을 지적하며 임 이사장에게 당시 권 실장과 만난 술집 위치, 그리고 술값 카드 계산 내역 등을 자료로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어기구 더민주 의원은 국감 시작과 함께 최동규 특허청장의 아들이 모기업에 특채로 취업한 사실을 폭로했지만 최 청장은 이에 대해 "동명이인"이라고 밝혔다. 어 의원은 최 청장의 아들이 지난해 입사에 실패했다가 올해 별다른 채용절차 없이 같은 기업에 들어갔다고 의혹을 제기했는데, 최 청장이 작년 지원자의 경우 아들과 동명이인이었다고 해명한 것. 이에 대해 어 의원은 "동명이인이었다는 설명 등이 납득이 안 간다.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산자위 여야3당 간사는 다음달 10일 국감 증인으로 김용환 원자력안전위원장을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야권이 원자력 발전소 안전 문제 등과 관련해 책임있는 답변을 듣기 위해 김 위원장의 증인채택을 강하게 추진했지만, 새누리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이 끝내 동의를 해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