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반등무드 속 보수적 대응도 필요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미국 대통령 후보 간 1차 TV토론회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우세로 끝난 데 이어 알제리 회담에서도 OPEC이 시장 예상과 달리 산유량 감산 합의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증시 내 재차 긍정적인 무드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관망세를 이어오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코스피 상승세를 견인,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완화된 투자심리를 방증했다. OPEC은 알제리에서 열린 비공식 회담에서 8년 만에 일일 산유량 감축을 합의했다.


일별 생산량을 3250만 배럴로 감산하기로 결정한 것은 물론 목표생산량 범위를 3250만~3300만 배럴로 설정한 데다, 러시아 등 비회원 국가와도 감산논의를 진행시킬 계획임을 밝혀 원유시장 내 공급과잉 이슈를 해소시키기 위한 OPEC의 전향적인 태도를 시사했다.

물론 11월 정례회의에서의 회원국별 생산량 할당과 비회원국의 참여 여부가 향후 유가 상승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유가를 방어하기 위한 공조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유가의 하방 경직성 확보 및 우상향 흐름을 기대해볼 만하다.

더불어 이는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재차 강화시키는 배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의 굴곡을 만들 이벤트들 역시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월에도 탄력적인 주가흐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미국과 유로존의 선거일정이 맞물리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여지가 많다. 2일 예정된 헝가리의 EU난민할당정책 찬반투표를 시작으로 유로존 내 다수국의 선거가 대기하고 있어 반 EU정서가 부각되며 EU 분열 우려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40여일 앞둔 미국 대통령 선거 역시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TV토론회가 클린턴 후보의 우세로 마감됐지만, 트럼프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2.9%p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은 물론 양 후보의 비호감도 역시 각각 56%와 59%로 비등비등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금융시장 내에서 트럼프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NH투자증권은 내다봤다.

현지시간 기준 9일과 19일로 예정된 나머지 두 번의 TV토론회가 투자자들의 관망
세를 자극할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이다. 한편, 최근 미 법무부가 금융위기 직전 모기지담보증권 불완전 판매에 대한 벌금 140억달러(예상치 40억달러, 적립된 소송관련 충당금 55억유로)를 부과하면서 도이치뱅크 우려가 재차 부각, 유럽 은행권 개혁과 ECB 마이너스 금리정책에 대한 회의론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영업환경 악화와 벌금부담이 맞물려 도이치뱅크의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메르켈 총리는 지원의지가 없다는 의사를 표명한 상황이다. 이는 이탈리아 은행부실 우려와 더불어 유럽은행 전반의 수익성 악화 및 금융규제 강화 등을 야기하며 유로존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게다가 갤럭시노트7 리콜에 따른 삼성전자의 실적 약세, 한진해운발 운임비용 상승, 그리고 가파르게 진행된 원화강세 등 3/4분기 국내 기업실적을 둘러싼 비우호적인 요인들 역시 증시 대응을 녹록치 않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여타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 둔화세가 다소나마 진정되고 있다는 점은 10월 증시 변동성을 일부 완충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코스피의 추가 상승폭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는 데다, 3/4분기 실적발표를 전후로 한 주가 변동성으로 시세 연속성 확보가 여의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 강화된 선별기준을 통해 종목별 대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