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생화' 달아드리면 김영란법 위반"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경북 포항 소재 초등학교 학생들이 스승의 날을 맞아 준비한 카네이션을 담임선생님 가슴에 달아드리고 있다./뉴스1

앞으로 매년 5월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제자들이 선생님의 가슴에 생화를 달아주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학생이 교사에게 꽃을 주는 행위를 국민권익위원회가 '김영란법 위반'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30일 권익위에 따르면 학생이 교사에게 꽃을 건네는 행위는 '금품수수'에 해당되는 것으로 김영란법 위반에 해당된다. 비록 한 송이라고 하더라도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꽃을 받는 대상이 공직자(교사)라면 위법이라는 설명이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사교·의례의 목적 음식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까지 허용된다는 예외조항이 있다. 하지만 교사와 학생은 직접적 업무 관련자에 해당돼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10원이라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권익위 청탁금지제도과 관계자는 "법 위반 여부는 금품을 받는 사람이 김영란법 적용 대상자인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면서 "교사는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꽃 한 송이라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학생들이 직접 만든 '종이꽃'은 허용된다. 권익위 관계자는 "조화 역시 돈을 주고 사야 하기 때문에 위법에 해당되지만, 학생들이 도화지 등에 직접 그려 만든 종이꽃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교육계에서는 사회통념을 반영하지 않은 해석이라며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김영란법 시행 직전, '꽃 한 송이 정도는 괜찮지 않겠냐'고 해석했던 권익위가 시행 후에는 '꽃 한송이도 안 된다'면서 너무나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꽃 한 송이 조차 안 된다고 하는 건 사회 통념을 반영하지 않은 처사"라며 "사제간의 정이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유례없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스승의 날에 꽃을 받는 문제는 수개월전부터 해석을 요구했던 부분"이라며 "권익위가 교원단체가 요구한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밝혀줘야 교육현장의 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