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신화 박현주·서정진 회장 '투자로 첫 맞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왼쪽)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179,700원 ▲1,000 +0.56%) 회장의 공식적인 인연의 고리가 생겼다. 미래에셋대우 (7,410원 ▼80 -1.07%)가 셀트리온의 관계사인 셀트리온지에스씨에 투자하면서다. 박 회장과 서 회장은 맨 손으로 증권업계와 바이오업계 1위 회사를 일궈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 회장이 바이오기업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두 회사의 관계가 더 깊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대우가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의 관계사인 셀트리온지에스씨에 자기자본(PI)계정으로 20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셀트리온지에스씨가 총 100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를 발행하는데 이중 일부를 투자하는 형식이다. 나머지 800억원은 PEF(사모펀드)인 IMM인베스트먼트가 600억원, 개인자산가들이 2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박 회장과 서 회장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두 분이 자주 만나 얘기를 나누는 사이"라며 "평소 친구처럼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서 회장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려왔다. 박 회장은 지난 4월 합병을 앞둔 미래에셋대우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어려운데서 누구도 생각하지 않은 일을 한 셀트리온과 서정진 회장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며 서 회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이번 CB인수에 참여하면서 미래에셋그룹이 바이오사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성장동력 분야 벤처기업에 향후 10년간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 미래에셋그룹의 장기적인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1조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내놓는다.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리서치센터 소속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들을 신성장산업투자 TF(테스크포스)팀으로 이동시키는 등 벤처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 회장은 과거 "한국은 벤처창업이 천국인 나라가 돼야한다. 앞으로 미래에셋대우의 투자의 방향성은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고 씨앗을 뿌려주느냐는 것이다"라고 했던 자신의 말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에 발행될 CB는 5년 만기로 표면금리는 연 3.2%인데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보장되는 수익률은 연 5%다. 2018년 5월1일부터 2021년 9월29일까지 셀트리온지에스씨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전환가는 주당 28만3172원이다.

셀트리온지에스씨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71.01%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회사다. 이 회사는 임상시험에 필요한 대조약과 원재료를 조달해 셀트리온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최근 지분 100%를 보유한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흡수합병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화장품에 바이오기술을 접목하는 형태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