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벽 3시에 '분노의 폭풍 트윗'

'분노의 새벽 트윗'이 보도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가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새벽 3시에 트위터를 한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은 봐라, 적어도 전화가 올 때 내가 깨어있을 것이란 사실은 알게 됐을 것"이라고 적었다. /사진=트럼프 트위터

선거캠프가 잠든 깊은 새벽, 홀로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트위터에서 일을 냈다. 그는 30일(현지시간) 새벽 분노의 '폭풍 트윗'을 날리며 전 미스 유니버스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주자 등을 맹비난했다.

1996년 베네수엘라 출신인 미스 유니버스 알리시아 마샤도의 체중 증가를 두고 '돼지'라고 비난해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킨 트럼프는 이번엔 마샤도가 섹스비디오를 찍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새벽 3시쯤 트위터에 "사기꾼 힐러리가 내 최악의 미스 유니버스의 과거도 확인하지 않고 그녀를 '천사'로 띄워주고 있다"며 "최악이다"라고 적었다. 마샤도는 트럼프가 미스 유니버스 대회 운영사를 인수한 그해 뽑힌 첫 미스 유니버스였다.

뒤이은 트윗에선 "(1차 TV)토론에서 알리시아를 선행의 본보기로 이용한데서 사기꾼 힐러리의 잘못된 판단력이 드러난다"고 비난했다.

이어 "힐러리가 역겨운 알리시아를 토론에 이용하기 위해 그가 미국 시민이 되도록 도와준 것 아니냐"며 "알리시아의 과거와 섹스비디오를 확인해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폭풍 트윗은 약 새벽 5시30분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팩트체킹 웹사이트 '스노프'에 따르면 트럼프가 언급한 섹스비디오는 '마샤도 포르노'라는 이름으로 떠돌던 영상이나 영상에 나오는 여성은 마샤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마샤도는 트럼프의 섹스비디오 주장에 대해 "나에게 굴욕감을 주고 협박을 주기 위한 거짓 공격이며 비방"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선거캠프는 마샤도 이슈를 부각해 트럼프의 화를 돋구고, 히스패닉과 여성 표심을 한꺼번에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플로리다주 유세에서 "누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트위터에 전 미스유니버스를 비난하냐"며 "이는 그가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잠든 밤, 트위터에서 끓어오르는 트럼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는 트럼프가 선거 캠프와 떨어져 혼자 있을 때, 트럼프가 가장 심하게 자폭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평했다.

분노의 트윗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지자 그는 또 다시 트위터로 향했다. 트럼프는 "내가 새벽 3시에 트위터를 한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은 봐라, 적어도 전화가 올 때 내가 깨어있을 것이란 사실은 알게 됐을 것"이라고 트윗을 적었다. 이는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경우, 새벽에 급한 전화가 오면 받을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트럼프의 분노는 언론을 향해서도 표출됐다. 그는 최근 클린턴에 대한 공식 지지를 표명한 언론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같은날 새벽 트위터에 CNN을 '클린턴 뉴스 네트워크'(Clinton News Network)라고 칭하며 "'관계자' 출처로 언급된 나에 관한 기사를 읽지 마라. 모두 거짓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 달라스, 애리조나 페이퍼, USA투데이 등은 구독자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매체들은 모두 최근 클린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곳들이다. USA투데이는 아예 트럼프에 대한 반대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