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제주도보다 '부산·울산'에 큰 피해…왜?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제18호 태풍 차바(Chaba)로 울산지역에 태풍경보가 내려진 5일 오후 울산 중구 태화동 일대 도로와 상점 및 차량이 물에 잠겨 있다.(독자 제공)/사진=뉴스1

18호 태풍 '차바' 위력은 예상보다 강했다. 특히 태풍 차바로 인한 피해는 한반도 해안선을 따라 이동할수록 커졌다. 전문가들은 태풍의 강도가 세졌기보다는 지형적 특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5일 태풍 차바가 제주도를 거쳐 여수, 부산, 울산을 거쳐 이동 중이다. 이날 오후까지 태풍 차바로 인해 3명이 사망했고 3명이 실종됐다. 제주에만 4만9000여가구가 정전됐고 도로가 침수됐다.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 '마린시티' 일대가 침수되고 울산 태화강 지역 일부에는 홍수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차바는 강풍과 많은 비를 동반했다. 제주도 산간에는 한때 시간당 500mm가 넘는 '물폭탄'이 내렸고, 여수, 부산, 울산 등지도 시간당 100mm 안팎의 비가 쏟아졌다.

하지만 피해는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 보다 부산, 울산 등지에서 더 컸다. 상대적으로 배수가 잘되는 지형인 제주도는 강한 비의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차바가 이동할수록 세기가 강해지진 않았고 오히려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태풍의 특징은 강한 비가 동반됐다는 것인데 상대적으로 배수가 잘되는 지형적 특색을 가진 제주도가 물이 잘 빠져나갔기 때문에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상 비가 시간당 30mm 이상만 와도 차 안에서 바깥이 안보일 정도"라며 "100mm가 넘는 비가 울산, 부산 등 도심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내렸기 때문에 피해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통상적으로 가을 태풍이 한반도에 주는 피해가 큰 것도 원인이 됐다. 북쪽에는 찬공기, 남쪽의 따뜻한 바다가 형성되면서 온도차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여름 태풍의 경우 온도차가 크게 발생하지 않지만 가을 태풍의 경우 따뜻한 바다에서 형성된 태풍이 찬 공기를 만나면서 비바람의 강도가 더 세지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에 유독 10월 태풍에 육지에 끼친 피해가 많은 이유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