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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비오면 '죽음'… '1인4역' 5600대 따릉이 아빠들

[보니!하니!- 따릉이 1년④]따릉이 분배팀 해보니…서울전역 14개팀 40여명이 관리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홍재의 기자 |입력 : 2016.11.06 16:55|조회 : 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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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비오면 '죽음'… '1인4역' 5600대 따릉이 아빠들

눈·비오면 '죽음'… '1인4역' 5600대 따릉이 아빠들
"따릉이 사용시간만 봐도 출·퇴근 시간이 딱 나와요. CJ E&M은 출근이 오전 9시30분쯤이고 방송국들은 출·퇴근이 들쑥날쑥합니다. 상암 DMC에는 직장이 많아서 출·퇴근 시간에 따릉이 분배를 잘해야 하죠."

지난 10월4일 오전, 따릉이(서울시 공공자전거) 분배 2팀 남경우 주임은 엑셀과 브레이크를 자전거 페달처럼 쉴 틈 없이 번갈아 밟으며 자신의 담당인 마포구 일대를 분주히 움직였다.

전날 밤에 한쪽으로 쏠린 따릉이를 적절히 분배하는 것이 그의 임무. 출·퇴근 때는 따릉이 보관소 한 곳의 최대 수용 대수 2배를 넘어설 때도 있다. 이 경우 따릉이 이용자뿐 아니라 보행자까지도 불편함을 겪는다.

분배 팀의 하루 일과는 오전 6시50분 시작된다. 오전조는 이때부터 오후 4시까지 쉼없이 움직이고 오후조는 오후 10시까지 따릉이를 돌본다. 근무시간 동안 마포구 일대 거치대 900개와 대여소 66곳에 따릉이를 적절히 배치할 뿐 아니라 주변청소와 자전거 점검, 민원처리까지 1인 4역을 해야 한다.

◇따릉이 배치·청소·점검·고장처리 등 '1인4역'

이달 15일 출범 1주년을 맞는 따릉이 취재를 위해 출근부터 남 주임을 쫓아다녔다. 따릉이 트럭을 타고 재빨리 나가서 하는 일은 일단 '분배'다. 따릉이는 퇴근시간에 '직장'에서 '집'으로 쏠린다. 직장 밀집 지역에는 밤이 되면 따릉이가 한 대도 찾아볼 수 없을 때가 많다.

오전에는 반대다. 회사 앞이나 지하철역 앞으로 급격히 쏠린다. 분배팀은 시간마다 수요를 예측하고 과다하게 쏠린 따릉이를 텅 빈 보관소에 채워넣어야 한다. 남들이 출근하기 전에 분배를 최대한 마쳐야 하기에 한동안은 남 주임에게 말조차 걸기 쉽지 않았다.

출근 시간이 끝날 무렵부터는 분배팀의 역할이 바뀐다. 따릉이 자전거 한대 한대가 분배 팀에게는 '내 자전거'다. 공공자전거인 따릉이가 의외로 깨끗한 이유도 여기 있었다.

1000대 가까운 자전거에 일일이 손이 갔다. 바구니의 쓰레기를 치워야 하고 타이어 공기압 체크도 해줘야 하고 고장난 곳이 없나 한번씩 쳐다봐줘야 한다.

특히 비나 눈이 오면 그야말로 '죽음'이다. 비가 내리면 안장에 전부 비닐을 씌워야 하고 다음날 전부 닦아줘야 한다. 비나 눈 예보가 있으면 전날 50~60%의 자전거를 회수해 보관한다. 눈이 내리면 대여소 주변을 전부 쓸어내야 한다.

이날 오전 남 주임은 증산교 앞 대여소(194번·거치대 20개)에 자란 잡초를 모두 뽑고 거치대 주변 나뭇가지와 담배꽁초 등도 치웠다. 따릉이 바구니에 이용시민이 두고 간 쓰레기를 치우고 고정장치도 가지런히 정리했다. 빠르게 주변 정리를 하고 안장이 주저앉은 따릉이도 손보니 30분 넘게 시간이 훌쩍 흘렀다.

기자도 장갑을 끼고 잡초를 뽑고 빗자루로 주변 정리를 도왔다. 이날 한반도를 찾은 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아침 공기가 몹시 차가웠지만 이마에 땀이 맺혔다.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 맞은편에 위치한 '공공자전거 운영센터'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 맞은편에 위치한 '공공자전거 운영센터'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정리를 마치고 출근 때 따릉이가 몰리는 누리꿈스퀘어 옆 대여소(409번)로 곧장 이동했다. 이곳은 아침 분배 시간에 이미 지나갔던 곳이다. 거치대 25개 중 3~4대밖에 채워져 있지 않아 남 주임에게 더 채워넣어야 하지 않냐고 물었던 곳. 남 주임이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했던 그 곳이다.

그새 따릉이가 몰려 텅 비어있던 거치대가 가득 찬 것은 물론, 5대 넘게 추가거치 돼 있었다. 남 주임은 "많이 몰릴 때는 40대도 넘게 몰린다"고 귀띔했다. 남 주임은 자전거를 점검하면서 공기압이 빠진 것을 손 펌프로 채워넣었다.

그는 "바쁠 때는 제대로 점심 챙겨 먹을 시간도 없이 눈코 뜰 새 없다"며 "단순히 배치만 하는 게 아니라 자전거 수리·관리와 거치대 주변 청소까지 정말 바쁘다"고 털어놨다.

따릉이는 서울시내 분배팀 총 14팀 40여명이 △종로·중구 등 4대문 △영등포·양천구 등 여의도 △광진·성동구 등 성동 거점에 각각 흩어져 대여소 426곳 5600대를 분배·관리하고 있다. 올해 7월 대여소는 3배, 자전거는 2배가량 확충됐다.

남 주임은 "한 곳에 따릉이가 몰리기도 하고 어떨 땐 전혀 없는 경우도 있어서 15대를 실을 수 있는 차량으로 같은 곳을 수차례 오가기도 한다"며 "한사람이 20~30개 거치대를 담당하다가 올해 중순 2배 이상 증가해 일손이 달린다. 이용 시민 중 따릉이가 없다고 민원을 넣는 경우가 많은데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따릉이 1대당 '80만원'… "내 것처럼 아껴 줬으면"

따릉이 분배 상황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운영센터도 분주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맞은편에 위치한 이곳 '공공자전거 운영센터'는 4대 운영센터 중 하나다. 마포·은평·서대문 일대를 4개 분배팀이 관리한다.

운영센터 내 '반장'은 대여소 상황 모니터를 주시하며 전화·온라인 메신저로 상황을 전달한다. 고장신고가 접수되거나 문제가 있는 대여소엔 '붉은색' 경고등이 켜지고 가까운 분배 차량에 반장이 처리 명령을 내린다. 분배차량에서도 단말기를 통해 전체 상황을 지켜볼 수 있어 급한 지시가 없을 때는 알아서 주위 상황을 정리한다.

눈·비오면 '죽음'… '1인4역' 5600대 따릉이 아빠들

강경중 분배팀 반장은 "평소에도 현장이 굉장히 바쁜 것을 알고 있지만 상황이 발생하면 만사 제치고 일단 출동해야 한다"며 "시간대에 맞춰서 적절한 위치에 따릉이가 배치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운영센터에는 시가 운영하는 최대 규모 따릉이 정비소도 마련돼 있어 자체 정비소가 마련된 성동거점을 제외한 곳의 고장 자전거가 모두 모인다. 이날도 파손·점검 등을 위한 따릉이 200~300여대가 있었다.

대다수 고장 원인은 이용 시민의 운영 미숙으로 인한 단순 파손이 많지만 호기심이나 홧김에 고의로 자전거를 부수거나 내다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잠금장치를 부숴 도난된 자전거도 5대나 있다. 잠금장치는 GPS 등이 설치돼 있고 통신기능이 가능하기 때문에 1대당 40만원 상당의 고가다.

송민수 정비반장은 "따릉이 자체가 40만원 정도이고 잠금장치까지 하면 1대당 80만원 정도의 세금이 들어간다"며 "'내 자전거'라는 생각으로 사용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따릉이 분배를 총괄 운영하는 이원규 서울시설공단 교통사업본부 공공자전거운영처 과장은 "도입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시민들 반응이 워낙 좋고 이용객도 많아 민원도 많다"며 "이용방법 개선, 관리 인력·장비 확충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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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tochfha1  | 2016.11.12 08:47

내가 분명히 이런 짓 하지 말랬지.. 뭔 자전거 업체에 아는 사람이 있나?. 하여간. 마. 서민들 대부분이. 토일요일도 없이 일한다. 나도 지금 일하러 나왔어. 잠시 쉬면서 이글 적는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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