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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雜s]'3無' 김영란법…다시 문제는 분배

머니투데이 김준형 산업1부장 겸 부국장 |입력 : 2016.10.10 06:20|조회 : 7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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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40대 남자가 늘어놓는 잡스런 이야기, 이 나이에도 여전히 나도 잡스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40대의 다이어리입니다. 얼마 안 있으면 50雜s로 바뀝니다. 계속 쓸 수 있다면...
[40雜s]'3無' 김영란법…다시 문제는 분배

누군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일명 김영란법)’법을 ‘3무(無)법’이라고 했다.

우선, ‘공짜는 없다’. 이른바 ‘성매매금지법’처럼 '공짜 뒤에는 부정이 따른다'는 명분을 되돌릴 수는 없다. 다른 점은 성매매금지법은 ‘불법행위’의 기준이 명확한데, 김영란법은 애매하다는 거다. 그래서 김영란법은 ‘정답이 없다’. 그러다보니 과잉해석이나 과잉대응으로 법이 희화화되까지 한다. 현재로선 유일한 심판인 권익위원회의 해석에 수긍하지 못하는 대목이 많으면서도 (특히나 시범케이스로) 걸리면 ‘얄짤 없다’는 생각에 다들 몸을 사리고 있다.

김영란법이 시행된지 열흘, 올해가 우리 사회를 ‘BK’(Before Kim)와 구분짓는 ‘AK(After Kim)’ 원년으로 기록될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작정하고 저지르는 거대한 ‘부정청탁’은 애초에 이 법이 타깃으로 하는게 아니다. ‘부정청탁’ 조항 핑계로 일손을 놓는 모럴 해저드도 금방 드러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금품 수수’ 금지 조항은 불과 열흘 사이에 이전과 확실히 다른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다.

평소 손님이 북적이던 참치집에 당일 저녁에 전화를 했더니“아 마침 방금 한 팀이 취소했다”며 방을 내준다. 가보니 방금 취소한게 아니고 텅빈 자리들이 많았다. 그 집 주방장은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게 김영란법”이라고 말했다. 꽃집은 축하용 난초 같은건 취급품목에서 아예 빼야 할 정도가 됐다. 어젯밤 들렀던 장례식장의 조화는 눈에 띄게 줄었다. 골프장엘 가보진 못했지만,‘9.28’이후 골프 쳤다는 사람은 만나 본 적이 없다.

언론사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선 “밥 한번 먹자”고 이야기 하기가 편해졌다. 전에는 다들 기자들한테는 밥을 사야 한다고 생각들을 하는거 같아서 말꺼내기가 미안했었다. 주말엔 골프 아닌 진짜 운동도 찐하게 할 수 있었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든, 세금 한푼 지원받지 않는 사적 영역에 국가가 개입하고, 권익위, 검·경, 법원 같은 별로 믿음이 안가는 사람들에게 내 ‘생활’의 합법여부를 일일이 판단받아야 한다는게 말이 안된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공무원들에게 부정청탁을 거절할 명분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김영란 전대법관의 소박한 설명과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대의명분에 반기를 들 사람은 없다. 공무원 교수 언론인 등 ‘김영란법 적용대상자’들이 스스로의 비용을 남한테 전가하고 ‘공짜’를 누리는데 익숙해 있던건 누구도 부인못할 사실이다.

그렇게 수십년 익숙해졌던 ‘접대산업’에 쓰나미같은 타격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논란 속에 새로 시행되는 법은 대개가 ‘돈’의 흐름에 변화를 준다. 재계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많게는 연간 11조원이 넘는 타격(매출 감소)이 있을 거라고 추정했었다. 거꾸로 말하면 그 정도로 막대한 비용이 절감된다는 말이다.
가계· 기업 정부 3대 경제 주체 중에 이런 지출의 주체는 대부분 기업, 그 중에서도 벌이가 괜찮은 대기업일 것이고, 매출감소의 타격은 가계 쪽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다. 그런 면에서 경제 6단체가 지난 6일 “김영란법으로 인한 내수 침체를 막기 위해 나서겠다”고 결의문을 채택한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회의나 체육대회를 국내에서 열거나, 농수축산물 상품권을 사주고, 예약부도 관행을 없애는 식의 소소한 ‘성의’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애인이나 부인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꽃 사들고 갈 수도 없고, 그런다 한들 화훼농가가 살아날 수도 없다.
과거 기업이 접대비용을 지불했던건, 비용보다 편익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제 그 길이 막혔으니 그 비용이 ‘공식적’ 영역으로 흘러 들어가 쓰이도록 물꼬를 열어주는게 자연스럽고도 필요한 일이다. 거대한 변화를 관리하고 활용할 정책적 대안을 정부와 국회가 모색하고, 기업들 스스로도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재계 계산대로 11조원의 비용 감소분이 모두 기업의 이익으로 잡힌다면 법인세 최고세율(22%) 적용시 2조2000억원의 납세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작년 법인세 45조원의 5%에 육박한다.
좋든 싫든 김영란법은 다시 ‘분배’의 숙제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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