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나만 싸게 먹은 줄 알았는데"…맨날 주는 쿠폰, 무슨 소용?

[소심한 경제] 패밀리레스토랑 쿠폰 '남발', 가격 신뢰도 하락시켜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입력 : 2016.10.15 08:30|조회 : 73598
폰트크기
기사공유
"나만 싸게 먹은 줄 알았는데"…맨날 주는 쿠폰, 무슨 소용?

"나만 싸게 먹은 줄 알았는데"…맨날 주는 쿠폰, 무슨 소용?
알뜰족인 이모씨(35·주부)는 쿠폰 사용을 생활화한다. 같은 물건을 좀 더 싸게, 같은 음식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뒤지거나 매장 정보를 활용해 경제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 이씨는 패밀리레스토랑 쿠폰을 찾는 일을 그만뒀다. 굳이 이씨가 쿠폰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됐기 때문.

제휴되는 카드가 많아 웬만하면 30% 할인받을 수 있고, 현장에선 직원이 할인받을 수 있는 방법을 귀띔해주기도 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제값’ 주고 먹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이같은 상황을 여러번 겪던 이씨는 궁금했다.

'이 음식점의 실제 가격은 얼마일까?'
'쿠폰 가격은 할인 가격이 아니라 원래 책정돼야 할 가격이 아닐까?'

패밀리레스토랑 쿠폰 사용이 점차 간편해지고 있다. 관심있는 레스토랑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면 매월 할인행사 쿠폰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한 두 개씩 가지고 있는 카드사와 제휴된 패밀리레스토랑에선 많게는 50%, 적게는 20%를 할인해준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 할인쿠폰이 나쁘지는 않다. 2~3명이 음식 서너개에 음료까지 시키면 10만원은 거뜬히 넘는 패밀리레스토랑을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횡재’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남발하는 할인 정책이 오히려 소비자들이 가격을 인식하는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제품 가격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서울 광화문·영등포 등 일대의 인기있는 패밀리레스토랑 4곳의 가격을 조사해본 결과, 실제가격과 할인가격은 큰 차이가 있었다. O사의 경우 7만원 상당의 음식을 3만원대에 먹을 수 있었고, M사도 할인행사를 통해 약 30% 저렴한 가격을 내면 됐다.

할인 혜택을 받기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O사의 경우 통신사, 제휴카드사를 합하면 총 10여개 정도가 넘었다. M사도 회원 가입을 하고 앱만 다운받으면 매월 할인행사 정보와 쿠폰을 손쉽게 받을 수 있었다.

M사를 이용하고 나온 김씨(28)는 “주변에 보니까 쿠폰을 쓰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직원이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을 받을수 있는 방법도 친절히 알려줬다”며 "저렴하게 먹는 건 좋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할인된 가격으로 밥을 먹는다면 실제 가격 자체가 부풀려진 거 아니냐는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나만 싸게 먹은 줄 알았는데"…맨날 주는 쿠폰, 무슨 소용?
할인 전 패밀리레스토랑의 가격은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음식점 가격과의 차이도 크지 않다. 샐러드, 파스타, 스테이크로 구성해 봤을 때 A셰프 레스토랑과 B셰프 레스토랑의 가격은 각각 7만5000원과 7만6000원이었다. 일부 패밀리레스토랑 가격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패밀리레스토랑 매니아였지만 최근 잘 이용하지 않고 있다는 박모씨(28·회사원)는 "일부 유명 음식점보다 재료의 질이나 조리법이 떨어지는데도 메뉴판 가격이 큰 차이가 없다"며 "쿠폰을 활용하면 저렴하게 이용을 할 수 있긴 하지만 왠지 가격을 속이는 느낌이 들어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되, '할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예도 있다. A사의 경우, 샐러드식 뷔페가 1만2000원대로 저렴했고 추가로 먹는 스테이크 비용도 2만원 안팎이었다. 별도로 할인이 적용되는 경우는 기념일 등으로 제한됐다. 총 가격은 5만원대 중반으로 타 레스토랑의 할인가와 비슷했다.

A사를 자주 찾는다는 최모씨(27·대학원생)는 "다른 패밀리레스토랑과 맛과 메뉴 다양성 등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가격대비 성능이 좋고 가격 변동성이 작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쿠폰 남발' 정책은 소비자는 물론 업계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신뢰도를 하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쿠폰 정책은 일종의 가격차별 정책이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는 적극적으로 할인가격에 구매하게 하고,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은 정가격에 구매하게 하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다. 이렇게해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얻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가격차별을 모두에게 적용할 경우 그 마케팅 효과는 사라지게 된다.

김지헌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가격을 단순히 단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을 많이 올리는 수단으로 본다면 가격할인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고객과의 신뢰구축관계를 중시한다면 정기적으로 할인행사를 해 고객들이 손해를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쿠폰을 대량 발급해 고객이 신뢰할 수 없는 가격으로 책정됐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브랜드 가치를 갉아먹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영
이미영 mylee@mt.co.kr

겉과 속이 다름을 밝히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aktltth  | 2016.10.15 18:13

오프라인이나 온라인 쇼핑몰들도 죄다 맨날 가격 잔뜩 올려놓고 맨날 똑같은 쿠폰 뿌리면서 엄청 나게 인심쓰는척 하더만 알고보면 365일 쿠폰 ㅋ 원래 원가를 올려놓고 쿠폰 뿌려도 믿을수 없...

소셜댓글 전체보기


대선주자 NOW

실시간 뜨는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