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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런 세상] "항상 맞춤법 틀리는 친구, 말은 안하지만…"

맞춤법 취업·호감도에도 큰 영향… "기분 상할라" 말해주기도 민망

머니투데이 이은정 기자 |입력 : 2016.10.22 08:00|조회 : 6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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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정보와 감동을 재밌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좁게는 나의 이야기로부터 가족, 이웃의 이야기까지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e런 세상] "항상 맞춤법 틀리는 친구, 말은 안하지만…"
결혼 전 예비 동서가 잘 보이고 싶어 손 글씨로 정성스럽게 쓴 카드를 건넸습니다.

"언니! 전 언제나 언니의 미소짖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지난 제 실수가 어의없겠지만 더 가리켜 주세요. 더 낳은 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교사인 예비 형님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집니다. 카드 위로 틀린 글자들이 매직아이처럼 쏙쏙 튀어나오고요. 하지만 훈훈한 분위기에 맞춤법 지적이라니요. 속으로 끙끙 앓던 형님은 그날 밤 혼자 노래방으로 갑니다. 그리고 마이크를 들고 외칩니다.

"미소가 개냐. 뭘 짖냐. 어의는 허준이 어의다. 낳아? 애를 낳냐"

과거 인기리에 방영됐던 KBS2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한 장면입니다.

◇진지하게 쓰고도… 맞춤법 실수 '비웃음'

실제로 진지하게 글을 썼다가 맞춤법이 틀려 비웃음을 사는 사례는 많습니다.

정치인들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1월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보낸 구순 축하편지에 "평생 남기신 족적은 후세에 기리 남으리라 사료되옵니다"라고 썼습니다. '길이'를 '기리'로 잘못 쓴 겁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도 '바치겠습니다'를 '받치겠습니다'로, 안철수 의원은 '꿈꿉니다'를 '꿈꿈니다' 라고 쓰는 등 잘못 쓴 맞춤법 때문에 뒷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틀린 맞춤법은 진정성을 떨어트리고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지난달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기업 인사담당자 238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10명중 9명은 "한글 맞춤법이 잘못된 자기소개서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인사담당자 43.3%는 '서류전형 평가 결과가 합격 수준으로 높아도 맞춤법 등 국어실력이 부족해 보이면 탈락시킨다'고 응답해 취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기소개서에서 자주 틀리는 맞춤법은 '돼/되' '로서/로써', '몇 일/며칠', '역할/역활'이었습니다.

맞춤법을 자주 틀리는 이성은 매력도 떨어졌습니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이 대학생 418명에게 설문을 한 결과, 84%가 '상습적으로 맞춤법이 틀리면 호감도가 떨어진다'고 답했습니다. 여학생은 90.3%가 '호감이 떨어진다'고 말해 남학생(72.7%)보다 맞춤법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항상 틀리는 말이지만… "말해주기도 민망"

[e런 세상] "항상 맞춤법 틀리는 친구, 말은 안하지만…"
줄인 말이나 신조어가 넘쳐나서 그럴까요. 메신저나 SNS에선 맞춤법이 틀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소한' 맞춤법을 지적하면 비호감이 되기 마련이죠.

임상수씨(36·남)는 "뜻만 통하면 된다는 생각에 말하지는 않지만 '이 사람이 평소에 책은 읽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적당하는 것도 기분이 나쁘지만 말해주기도 민망한 맞춤법. 친구나 배우자 등 자주 메신저를 주고받는 사이에선 틀린 맞춤법을 더 자주 볼 수밖에 없습니다. 틀리는 단어는 항상 틀리니까요. 일부는 상대방의 감정을 최대한 상하지 않게 알려줄 방법을 고민하기도 합니다.

김하나(28·여)씨는 "남자친구와 카톡을 하다 보면 '되'와 '돼'를 항상 틀리게 써서 답답할 때가 있다"며 "일부러 바로 아래 맞춤법이 맞는 단어를 써서 문장을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름 대놓고 지적하지 않고 돌려서 알려주려는 거지만 결과는 변함이 없다고.

자주 쓰지만 헷갈리는 단어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도 있고요. 평소 책이나 신문을 주의 깊게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영어는 철자 하나 틀려도 창피해 하고 고치려고 합니다. 완벽하게 말하려고요. 하지만 우리말에는 관대합니다. 한국인끼리 뜻이 통한다는 생각에. 하지만 우리말을 제대로 쓰는 것 역시 자신의 교양과 이미지를 좌우하는 지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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