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매각 1차관문 통과..본입찰 11월 말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KDB생명

매각 '3수'에 도전하는 KDB생명 예비입찰에 복수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11월 말 예정된 본입찰까지 무사히 치러지면 KDB생명은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펀드를 통해 인수한 지 6년만에 새주인을 찾게 된다.

13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24.7%)가 보유한 KDB생명 지분 85%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복수의 투자자가 LOI를 냈다. 예비입찰 참여 투자자들은 실사 후 11월 말 예정된 본입찰 참여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11월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내년 2월 초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되며 거래가 끝난다.

산은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매물로 내놓은 금호생명을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만든 펀드를 통해 인수했다. 이후 2014년에도 KDB생명을 두 차례 매물로 내놨다. 하지만 당시 원매자와 가격 합의를 하지 못해 거래가 무산됐다. 내년 2월 펀드 만기를 앞두고 2년만에 재개한 이번 매각 역시 인수 후보자와 매각가격 차이 폭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산은 등 펀드 측이 KDB생명을 인수한 데 쓴 돈은 약 9500억원이다. 펀드가 6500억원에 인수 한 뒤 단행한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포함해서다. 하지만 1조원에 육박하는 돈을 매각 측이 모두 회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저금리로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2020년부터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에 따른 추가 자본확충 필요 등으로 보험사의 몸값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부채적정성평가(LAT)에 따른 KDB생명의 6월말 기준 결손금은 1조2000억원이다. 사실상 이만큼의 자본이 확충돼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ING 생명, PCA생명 등 다른 생보사들이 매물로 나온 점도 부담이다.

다만 KDB생명이 꾸준히 체질개선을 해온 데다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내온 점은 매각에 긍정적이다. KDB생명보험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22억원으로, 매각이 불발됐던 2년 전 반기 순이익 379억원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매각 측이 투자금 회수를 고집하지 않고 건전성 규제 강화 전 매각을 택할 경우 매각이 성사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