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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대기' 금융위…임종룡의 '책임'?

박재범의 브리핑룸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입력 : 2016.10.18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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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가) 조선만큼 해운을 공부하지 않은 것을 반성해야겠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사석에서 던진 말이다. ‘진반 농반’의 푸념이다. 안타까움과 섭섭함이 함께 묻어난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 불거진 ‘물류 대란’을 두고 쏟아진 비판에 대해서다. ‘금융 논리에 치우친 구조조정’ ‘해운업계에 대한 몰이해’ 등 화살이 임 위원장과 금융위를 향했다.

바다 위 떠있는 90척의 배는 어느새 금융위원장의 책임이 됐다. 하역 이후 계획까지 묻는다. 구조조정의 알파와 오메가가 되라는 요구로 들린다. 이 요구를 굳이 거부하지 않는 게 임 위원장의 스타일이다. 문과생에게 “수학Ⅱ를 왜 못 풀었냐”고 묻는데 “미처 공부 못해서 죄송하다”고 답한 뒤 공부를 시작하는 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6.10.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6.10.6/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렇게라도 해서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매번 성공하기 어렵다. 오지랖 넓은 장관의 개인기, 출중한 리베로의 실력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금융위에선 스스로를 “깔때기”라고 자조한다. 결국 모든 문제가 금융위로 몰린다는 의미다. 마치 모든 물이 결국 하수구 처리장으로 모이는 것과 비슷하다. 수술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온갖 요구가 다 쏠린다.

이 과정에서 ‘책임’이 모호해진다. 바다 위 떠있는 배에 대한 책임이 좋은 예다. 임 위원장에게 물류 책임을 묻는 동안 반대편에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책임이 희석된다. 시계를 돌려보자.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자구계획안을 최종 논의한 게 지난 8월 30일. 채권단은 자금 지원 불가를 재확인한다. 한진해운이 선택할 길은 법정관리밖에 없었다. 금융위도, 채권단도, 한진도 다 아는 사실이었다.

남은 것은 시점이었다. 법정관리 신청 시점은 참 미묘하다. 법정관리 신청 후 후폭풍에 대한 준비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라면, 햇반 등 최소한의 식량은 마련하고 피난길을 떠나야 하는 것과 같다. STX조선이 법정관리를 갈 때도 최소한의 운영자금은 갖췄다.

금융위가 한진에 놀란 이유가 여기 있다. 한진해운은 채권단이 자금지원 불가를 밝힌 바로 그날, 법정관리 신청 의사를 밝힌다. 깜짝 놀란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속도 조절에 나서지만 한진해운은 그 다음날 곧바로 법정관리를 신청한다. “모든 준비가 다 됐을까”라는 의구심과 “어느 정도 준비가 됐으니까 했겠지”라는 기대감이 교차했다.

결과는 이미 알려진 대로다. 현대상선조차 만일에 대비한 ‘법정관리 후 플랜B’를 갖고 있었는데 정작 한진해운은 없었다는 게 채권단의 설명이다. 오죽하면 법정관리 후 법원에서 채권단에 돈 좀 달라고 요구했을까. 법정관리를 앞두고 배에 화물을 실은 것만 도덕적 해이가 아니다. 최소한의 준비없이 법정관리를 선택한 것은 정부와 채권단을 향해 ‘한방’ 먹인 것과 같다. 그렇게 책임 논란은 조양호 회장이 아닌 임 위원장과 정부의 몫이 됐다.

이런 흐름은 되풀이될 수 있다. 각자의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거함 대우조선’을 수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동성 문제 등 재무적 요인만 풀어야 하는 게 아니다. 조선업황 등 산업정책도 고려해야 한다. 국책은행 부실, 고용 등 파급 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 벌써 ‘맥킨지 보고서’를 갖고 조선 3사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데 이를 제어할 곳조차 보이지 않는다.

“예컨대 대우조선, 현대상선 등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산업통상자원부일까, 기획재정부일까. 아니면 금융위일까. 아무도 모른다. 이게 2016년의 현주소다.” 전직 관료의 말이다. 권한이 불명확할 때 한진해운 법정관리를 비롯한 구조조정 책임이 모두 임 위원장에게 몰린다. 18일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반복해서 물을 거다. 권한을 넘어서는 책임에 대해서 말이다.

지금 필요한 게 컨트롤타워일수도, 사령탑일 수도 있는데 결국 핵심은 책임과 권한의 일치다. 하지만 콘트롤타워를 만들 곳, 이런 시스템을 만들 곳조차 명확치 않다는 게 안타까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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