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자가 바라보는 4차 산업혁명

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팀장

산업계는 물론이고 방송과 언론, 자본시장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많은 요즘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특정 기술을 지칭한다기 보다는 생명과학, IT(정보기술),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다양한 기술의 출현과 이들의 융합으로 인하여 인간의 삶의 방식과 산업, 경제 전반에 나타나는 변화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투자자에게 있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주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사회 및 산업 전반에 변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어떤 기업도 그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의 경우 IT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 신규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유통 업계는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것을 쇼핑할 수 있는 환 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도 모바일뱅킹이 확산되고 있고 캔쇼(Kensho)와 같은 데이터분석로봇과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가 등장하고 있다. 좀처럼 발전 이 더디었던 요식업계에서조차 자동화, 무인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기업은 미래에 살아남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관련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업이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우리 가 경험하고 있는 저성장 시대에는 투자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생소하고 어렵다고 외면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기회를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치투자자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가치주를 선호하며 성장성이 높은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는 가치투자가 아니라는 편견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치주라 함은 소위 배당이나 이익과 같은 펀더멘털에 견주어 주가가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을 일컬으며 성장주는 평균 이상의 성장을 하며 배당을 지급하는 대신 유보금을 재투자하는 주식을 말한다.

가치투자에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비즈니스에 투자한다는 원칙이 있다. 특정 주식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기대되며 밸류에이션까지 낮다면 이를 마다할 투자자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새로운 변화를 이해해야만 미래에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기대되는 기업을 발굴해 낼 수 있으며 의미 있는 밸류에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승자라 할지 라도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패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치주냐 성장주냐를 따지기 보다는 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대해나가는 소위 훌륭한 기업(wonderful company)인가 아닌가의 관점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발전하고 변하기 때문에 현재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움직여야 한다는 점은 기업에게 있어서나 투자자에게 있어서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