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무장병원 적발시 징역형, 재산압류 실시"

머니투데이

세종=조성훈 기자

앞으로 타인명의를 빌린 이른바 '사무장 병원'을 개설해 운영하다 적발되면 예외 없이 징역형을 받게 된다. 또 건강보험이나 산재보험 부정수급이 파악되는 즉시 지급이 보류되고 재산압류 등 징수도 강화된다.

정부는 21일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7대 사회보험 이사장과 관계부처 1급 실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7대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사무장 병원 근절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사무장 병원은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지방자치단체 등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자가 아닌 타인명의를 빌려 세운 불법 의료기관이다.

정부는 그동안 기획조사와 형사처벌 규정을 마련하는 등 사무장병원 근절 노력을 지속해 왔지만 여전히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사무장병원은 '가짜 환자’를 등재하거나 허위처방전 발행, 저가치료재로 과다진료비 청구 등 불법행위를 통해 건강보험과 산재보험을 부정수급해 문제가 되고있다. 지난 2009년부터 올해 8월까지 1120개 기관, 1조4000억원의 부정수급액이 적발됐다. 지난해에만 185개소에서 4142억원 규모가 적발되는 등 매년 급증세다.

이에 정부는 현행 의료법을 개정, 타인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료인에 대한 처벌규정(5년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이하 벌금형)중 벌금형을 삭제해 모든 처벌을 징역형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지난해 기준 7.3% 수준에 머물고 있는 부정수급액 징수율(징수금액/환수대상금액)을 제고하기 위해 지급보류 시점 조정과 요건확대에 나선다.

현재는 부정수급에 대한 수사결과 통보시 지급을 보류하던 것을 행정기관이 확인하는 즉시 보류되도록 할 방침이다. 지급보류 요건도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여부 뿐 아니라 모든 불법개설 유형에 대해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부당수급 환수관련 독촉 전에 신속한 재산 압류가 가능하도록 '예외적 납기전 징수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현행 국세징수법 및 국민연금법은 국세·지방세 및 공과금 체납시, 파산선고시, 법인해산시 등의 경우 납기 전에라도 징수가 가능토록 규정한 것을 준용했다.

정부는 이중 의료법 등 법률개정 사항은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 검토를 거쳐 12월까지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밖에 이달중 불법개설 의심의료기관에 대한 특별 기획조사를 시행하고 체납금 30억원 이상 사무장 병원에 대한 특별 징수기간도 운영하기로 했다.

또 건보공단내 '의료기관 불법개설 의심기관 전담 신고 센터'를 개설해 신고창구를 일원화하고 조사요원 수사능력 제고를 위한 '행정조사 상황별 대응 매뉴얼'도 제작·배포하는 등 관련조사도 강화하기로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7대 사회보험 중기(10년) 재정추계 공통지침’과 ‘재정관리지표 운용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공통지침은 7대 사회보험을 대상으로 향후 10년간 수입과 지출규모, 재정수지, 재정관리 지표 등을 추계하기위한 공통지침을 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모든 사회보험에 공통적용되는 인구나 거시경제 변수는 통계청과 한국개발연구원 전망치를 사용하되 사회보험별 중요고유변수는 사회보험별로 추계하고 통합재정추계위원회에서 적정성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또 추계에 대한 시나리오별 민감도 분석도 실시한다. 정부는 공통지침을 토대로 내달 사회보험별 재정추계 보고서를 작성하고, 오는 12월까지 검증해 7대 사회보험에대한 통합추계 결과를 연말께 발표할 예정이다.

송언석 기재부 2차관은 "이번에 실시하는 중기 재정추계는 7대 사회보험이 동일한 추계기간 하에 공통 추계지침에 따라 실시되는 최초 사례"라면서 "우리 7대 사회보험 모습과 구조를 일목 요연하게 파악하고 향후 10년간의 재정 흐름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건강보험 등의 보험료율 조정 등 정책결정에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