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삼성바이오로직스 고평가 논란..기대감도 솔솔

연내 상장을 앞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는 26~27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올초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나스닥 상장 과정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 연착륙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대체로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됐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선 '삼성' 브랜드 가치가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예상 시총 9조…"고평가된 미래가치"=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회사와 주관사가 평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가치는 7조1169억원,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가치는 3조4150억원이다. 여기에 공모유입자금 등을 고려해 총 11조337억원을 기업가치로 산정했다.

희망공모가액은 11조원의 기업가치에 18~32% 할인율을 적용해 11만3000~13만6000원으로 정했다. 공모규모는 약 1조9000억원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9조원 수준이다.

업계에선 희망공모가를 두고 미래가치인 ‘생산능력’과 ‘성장성’을 공모가 산정 기준으로 사용해 기업가치를 높였다며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 관계자는 "완공되지 않은 제3공장의 18만리터 생산능력이 평가에 선반영되는 등 불확실한 미래가치가 많이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2021년까지의 평균 생산능력 성장률을 '성장성' 지표로 사용해 기업 가치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생산능력 미래가치를 평가지표로 사용한 것에는 '불확실성'이라는 위험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비교기업으로 거론되는 론자그룹을 비롯해 글로벌 바이오 업체들의 증설 계획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신재훈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생산능력이 좋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적자가 지속된 것은 고객사들의 수탁이 많지 않다는 반증"이라며 "기업가치를 높게 책정한 것은 향후 위탁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회사의 자신감이 반영된 만큼 위험도 동반된다"고 우려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1·2공장을 합쳐 18만2000리터 수준이다. 18만리터 생산능력을 가진 제3공장은 2018년 완공 예정이다. 기업평가에 포함한 제3공장까지 완벽하게 가동되기 위해선 회사가 예상하는 위탁생산과 글로벌 수주가 차질없이 이뤄진다는 가정이 뒤따라야 한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2공장은 현재 수주가 거의 완료됐지만 아직 시생산 중"이라며 "2018년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 등의 인증이 완료되면 본격 생산에 들어가 본격적인 매출과 이익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PER대신 '생산능력'이 지표…'수율' 관건=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치 산정지표로 주가수익비율(PER)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영업적자' 때문이다. 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912억7800만원이고, 영업실적은 2011년 설립이후 적자를 기록 중이다.

회사 측은 "회사가 설립 후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순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PER 지표 적용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재무에 기초한 평가보다는 미래가치를 담은 생산능력을 지표로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생산능력보다 '수율(생산 효율)'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규모 자체가 유의미한 것은 아니다"며 "얼마나 밀도있게 생산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수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리 능력이나 파이프라인 등을 감안했을 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셀트리온 정도의 가치를 평가받기는 힘들 것"이라며 "공장 가동률이 100%가 안된다는 점을 고려해 기업가치는 7조 정도가 적당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비교기업인 론자그룹의 시가총액 밸류에이션을 그대로 끌어온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론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3293억원이다. 시가총액은 11조원 규모다. '생산능력'도 올 상반기 기준 총 4개의 공장에서 26만리터 수준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뛰어나다.

한편 기관투자자들은 대체로 '밸류에이션이 높다', '비싸다'는 의견이 다수지만 일각에선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보고 '일단 편입' 해보자는 식의 묻지마 심리가 반영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공모가가 비싸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지만, 삼성 브랜드 특성상 향후 먹을거리로 떠오를 수 있어 공모 자체는 흥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