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사무장, 법정서 탈세 인정…"洪의 적극 지시는 아냐"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홍만표 변호사. © News1

'법조비리'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 밑에서 사건 수임 등 총괄 업무를 맡았던 사무장이 법정에 나와 홍 변호사와 교감해 장기간 탈세한 사실을 털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도형) 심리로 21일 열린 홍 변호사에 대한 7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검찰수사관 출신 사무장 전모씨는 "홍 변호사가 탈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탈세를 지시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홍 변호사는 2012년 8월에 전년도 종합소득세가 8억원으로 많이 나온 것을 알고 있었다"며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논의했고 일부를 빼고 축소하는 등 관례에 따라 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홍 변호사의 뜻에 따라 탈세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변호사는 처음 개업 후 모든 수임 사건에 대해 세무 신고를 철저히 하라고 했다"며 "한 번 일이 바빠서 신고를 빠뜨렸는데 홍 변호사가 세무조사 때 내면 되니 급한 것부터 하라고 해서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탈세가 시작됐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전씨는 "의뢰인들과 계약을 하고 수임액이 결정되면 법인 계좌나 현금, 수표 등으로 돈을 받았다"며 "현금·수표로 받은 돈 가운데 일부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았고 세금 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또 "변호사 사무실이 커지고 사건이 많아지면서 세무상 비용으로 인정하는 것 이외에 따로 현금 확보의 필요성이 있었다"며 "별도의 장부를 만들거나 탈세 부분을 계산할 시간적인 여유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이날 평균적인 업계 소득 적축률(실제 소득 가운데 신고를 누락한 소득의 비율)이 30%인데 자신의 사무실은 8%정도에 불과하다며 탈세를 적게 했다는 점을 내세우기도 했다.

전씨는 "수사 시작 후 홍 변호사와 상의해 빠뜨린 매출 자료·자수서를 검찰에 내는 등 수사에 협조했다"며 "세금을 나중에 내려고 했는데 이렇게 큰 파장이 오고 홍 변호사, 검찰·법원 의뢰인들에게 피해를 줘 저도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성의 차원에서 홍 변호사는 누락액에 대해 수정신고를 하고 과태료를 냈다"며 "내라고 고지된 세금은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지인들로부터 일부 빌려서 내고 있는데 납부기한까지 다 내겠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지난해 7~10월 상습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던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구속기소)로부터 청탁·알선 명목으로 3억원, 2011년 9월 서울지하철 내 매장을 설치해 임대하는 '명품브랜드 사업' 관련 청탁 명목으로 2억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

또 2011~2015년 실제로 받은 변호사 수임료보다 금액을 축소해 허위 현금영수증을 발행하는 방법으로 수임료 34억여원을 빠뜨려 15억여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 등)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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