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한미약품 미공개 정보 유출 혐의자 3명 구속영장 청구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한미약품의 미공개 정보이용 의혹과 관련해 지난 17일 검사와 수사관 50여명을 보내 한미약품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뉴스1 © News1

한미약품의 미공개 정보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관련 혐의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회사 계약담당 직원 김모씨(27·여)와 그의 남자친구 정모씨(27), 정씨의 지인이자 A증권사 직원 조모씨(28)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회사가 계약 파기를 공시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정씨와 조씨에게 이런 사실을 각각 통화와 카카오톡으로 알리며 미공개 정보를 건넨 혐의다. 정씨는 김씨에게 미공개 정보를 전달받은 혐의며, 조씨는 이에 더해 넘겨받은 정보로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의 주식을 주가가 하락하기 전 팔아 수천만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가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최초 전달자가 아닌 중간자(1차 수령자)로부터 정보를 받은 사람(2차 수령자)은 과징금을 부과받지만, 1차 수령자는 불공정 행위에 해당해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검찰은 정씨와 조씨가 김씨에게서 정보를 전달받기 전 공모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현재까지 김씨와 정씨가 특정 세력에게 대가를 받았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과 공매도 세력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틀 후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10여곳의 금융회사와 정씨의 서울 자택에 검사 8명 등 60여명의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곳은 한미약품이 독일 제약업체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 파기 사실을 공시한 지난달 30일 오전 9시부터 9시27분 사이에 대규모 공매도에 참여한 곳이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악재를 주식개장 후인 같은날 오전 9시29분 공시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휴대전화 160여대를 확보해 대검찰청과 서울남부지검 등에서 정밀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금융범죄 조사 중점청인 서울남부지검은 다른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에서 분석할 자료가 많아 금융조사1부와 금융조사2부의 인력까지 투입해 수사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 계약한 8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이 파기됐다는 공시를 하기 전 정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으로부터 사건을 패스트트랙(사건 조기 이첩)으로 넘겨 받아 수사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 분석을 토대로 공매도 세력에 대한 수사를 계속 할 방침"이라며 "자료가 방대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23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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