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재단 검찰수사 본격화…최순실 의혹 개요도는?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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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재단의 모금 경위와 자금 유용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는 21일 K스포츠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지낸 정동구 한국체대 명예교수와 미르재단 실무자에 이어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직원들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등을 소환하며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재단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 지 하루만이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의 고발 내용을 우선 수사 중인 검찰이 그동안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들로 수사 대상을 확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현 정권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가 재단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K스포츠재단은 최씨의 딸이자 승마선수인 정유라씨(개명 전 정유연)의 승마 훈련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한겨레가 지난 9월20일자 보도에서 K스포츠재단의 2대 이사장이 최씨의 단골 마사지센터 원장을 지낸 정동춘씨였다고 언급하면서 재단 운영 등에 최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짙어지기 시작했다.

이 신문은 지난 19일자 보도에서는 최씨가 한국과 독일에 설립한 '더블루케이'(The Blue K), '비덱 스포츠 유한책임회사'가 K스포츠재단 자금을 빼돌리는 창구라고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K스포츠재단 설립 하루 전인 올해 1월12일 서울 강남구에 더블루케이를 설립했다. 설립 목적은 '체육분야 인재 육성 및 지도자 양성'으로 K스포츠재단의 취지와 유사하다. 더블루케이의 법인 등기부에는 최씨의 이름이 나오지 않지만, 최씨가 실제 소유주이고 회장으로 불렸다고 알려졌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노숭일 부장과 박헌영 과장은 아침에 K스포츠재단에 나와 출근도장을 찍고는 더블루케이로 옮겨가 일을 보는 식으로 재단과 회사를 오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씨가 훈련을 위해 독일에서 머물 호텔 구매에 나서고, 정씨의 훈련서 증명서류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다. 또 자신들을 K스포츠재단 직원으로 소개했다.

아울러 최씨는 지난 2월29일 독일에 같은 이름의 유한회사를 설립했는데 한국과 독일에 세워진 이 회사는 본사와 해외법인 관계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사업보고서에는 '최서원'이라는 이름만 주주로 올라 있다. 독일법인의 경영자인 고영태씨는 한국 더블루케이의 이사이기도 하다. 펜싱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고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들고 다녀 유명해진 가방을 만든 업체 '빌로밀로' 대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한겨레에 "두 회사 모두 K스포츠재단의 돈을 합법적으로 독일로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로 최씨의 오랜 심복들이 일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더블루케이는 K스포츠재단의 돈 되는 사업을 모두 가져가고, 이 돈을 세탁해 독일의 더블루케이로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최씨 모녀가 지난해 7월17일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스포츠 마케팅 회사 비덱으로도 K스포츠재단의 돈이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비덱은 독일 더블루케이와 주소지가 동일하다. 비덱의 매니저로 알려진 크리스티앙 캄플라데는 정씨의 현지 승마 코치다.

경향신문은 앞서 18일자 보도에서 K스포츠재단이 올해 초 국내 4대 기업에 포함되는 한 대기업에 80억원대 투자를 제안한 사업의 주관사가 바로 비덱이었으며, 이는 K스포츠재단이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최씨 일가 회사에 맡기려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강제 모금 의혹에서 출발한 K스포츠재단 의혹 사건이 최씨 일가의 해외 재산도피와 탈세, K스포츠재단 등 자금의 불법 전용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뉴스1 DB)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해당 그룹의 한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프로젝트를 후원해 사업이 시작되면 비덱이 프로젝트 에이전시를 맡는 구조였다"면서 "결국에는 비덱으로 돈이 흘러들어가는 그림이었다"고 말했다.

비덱이 지난 6월 현지에 3성급 호텔을 인수해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호텔 인수비용의 출처를 놓고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의혹 중 커다란 한 줄기는 현 정부에서 '문화계 황태자'로 급부상한 광고 감독 차은택씨와 관한 부분이다.

최씨를 등에 업은 차씨가 미르재단의 이사장과 이사 선정 등에 깊숙이 개입했고, 문화 관련 각종 국책사업을 수주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고씨의 소개를 통해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에 오른 김형수 연세대학교 교수는 차 감독의 대학원 은사였다. 이사진에 포진해 있는 인물 대부분도 차씨와 '인연'이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차씨가 실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는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3국 순방 당시 사물놀이, 비보잉 등 행사 연출사업을 수주했다. 차씨 측근은 대기업 광고를 수차례 제작하기도 했다.

설립한 지 1년도 안 된 플레이그라운드가 대통령의 해외 순방 사업을 따낸 배경에는 이 업체 대표 김홍탁씨와 차씨의 돈독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제일기획 출신인 김씨는 차씨와 매우 가까운 사이다.

차씨가 미르재단을 실제로 운영했고, 의사 최종 결정 단계에서는 '회장님'이라고 불렸던 최씨가 있었다는 의혹도 언론을 통해 제기된 상태다.

K스포츠재단은 지난 5월 박 대통령 이란 순방 때 태권도 시범단 공연을 주최한 바 있다. 미르재단은 다음달인 6월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때 프랑스 국립 요리학교인 페랑디와 함께 시식회를 주관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올해 1월 각각 설립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통상 일주일 정도 걸리는 설립 허가가 하루만에 나는 등 설립과 운영 과정 전반에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들이 불거진 상태다.

두 재단은 전경련이 800여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단체다. 이 중 미르재단에는 486억원, K스포츠재단에는 288억원이 투입됐다.

특히 전경련이 회원사인 대기업들로부터 두 달만에 이 같은 규모의 출연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모금 과정을 두고 강압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창립총회 회의록이 거짓 작성됐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두 재단이 박 대통령의 퇴임 후를 대비해 만들어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편, 정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과정에서의 특혜 논란도 계속 불거지고 있어 검찰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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