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씨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정의 지키는 일"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정재민 기자 =

백남기 투쟁본부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숨진 고((故) 백남기(69) 농민의 시신 부검영장(압수수색 검증영장) 강제 집행 시도에 길목을 막아서고 있다. 2016.10.23/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300여일 만에 끝내 숨진 고(故) 백남기씨(69)에 대해 경찰이 부검영장을 강제집행하고 나선 가운데 백남기투쟁본부는 "백남기씨를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와 정의를 지키는 일"이라며 국민의 참여를 호소하고 나섰다.

23일 오전 11시 현재 백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는 경찰과 백남기투쟁본부 측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찰은 오전 10시 부검영장을 강제집행한다고 밝혔다.

백남기투쟁본부는 현재 시민들과 함께 장례식장 1층 앞에서 결의대회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정현찬 백남기투쟁본부 공동대표는 "백남기씨를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와 정의를 지키는 일"이라면서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이 자리 시민 여러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백남기투쟁본부 인원과 시민 등 약 300여명이 경찰의 부검영장 강제집행을 막아서고 있다. 현재 경찰과 투쟁본부 법률대리인단 등은 협의 장소에 대해 논의 중이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서울대 병원 안팎에 9개 중대 80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경찰은 협의 장소에 대해 서울대병원 외부에선 안 된다는 입장이며 서울대병원 측에 문의해 내부 장소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유족 측은 협의가 어렵고 장례식장 내부로 들어와 상의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시민들과 투쟁본부측은 '살인정권 규탄한다', '우리가 백남기다' 등의 피켓을 들고 현재 장례식장 지하와 1층, 3층 등에서 대기 중이다.

농성 중인 시민 김모씨(29)는 "공권력의 부당함이 도를 넘었다"면서 "백남기 농민을 지키는 일이 부당한 공권력에 대해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강제집행을 할 거라는 뉴스를 보고 급히 이곳으로 왔다"는 시민 이모씨(44)는 "경찰의 부검영장 강제집행은 백씨의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백씨의 법률대리인단은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한 이들을 다시 만나기 힘들다는 유족의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조용히 장례를 치를 수 있게 경찰이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유족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백남기투쟁본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의원 등 국회의원들도 장례식장에서 경찰의 부검영장 강제집행에 대한 반대의 뜻을 밝히며 대기 중이다.

앞서 백남기투쟁본부 측은 "종로경찰서장이 영장을 들고 서울대병원에 방문하겠다는 통보를 해 왔다"며 "지금 곧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집결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양측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경찰 측은 충돌상황 발생 시 현장 상황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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