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품 왕국 입지 흔들린다…아이폰7도 외면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부품 왕국 일본이 흔들리고 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최고의 성능과 품질로 흑자를 내오던 일본 스마트폰 부품이 중국과 대만의 기술력 진보로 품질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2015년 아이폰6 효과로 전자부품 장치 부분 광공업 지수는 110.9를 기록 리먼 사태 전의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난 8월에는 97.8로 전월보다는 6 포인트 상승했지만 7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과거 아이폰 신제품 발매 전보다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부품 중에서도 중소형 액정 소자와 메모리는 스마트폰 전용이 대부분이다. 과거 액정 생산 지수가 급증한 시기는 아이폰 신기종 발매 시기와 겹쳤다.

하지만 아이폰7 발매 전인 7월 액정 지수는 155.5 수준으로 아이폰6s와 비교하며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아이폰 판매량 자체가 부진한 것도 원인이지만, 아이폰 7이라는 신제품 발매를 앞두고도 생산이 늘지 않은 것에 대해 일본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애플이 발표하는 상위 200개사 부품 목록 중에 올해 들어 일본 주요 전자부품 2개의 이름이 명단에서 사라졌다.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에 따르면, 전자부품 세계 생산에서 일본의 점유율은 2005년 44%에서 지난해 38%로 10년 동안 6% 포인트 하락했다.

일본을 위협하는 국가로는 중국과 대만이 꼽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전자부품 동향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집적회로 생산량은 연초 이후 전년 동월 대비 10~20% 증가하는 추세다.

스에히로 토오루 미즈호 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대두하는 상황에서 부품에서 완성품까지 국산화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집계하는 대만의 정보통신기업 19개사 매출액은 2016년 들어 전년 대비 10% 감소했지만 8월에는 5% 증가로 회복세를 보였다.

스마트폰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로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어 일본 부품 주문과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본 부품기업들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이 어려워지자 자동차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16.3%)에 이어 수출기여도가 높은 전자부품(5.2%) 산업이 자동차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을 경우, 전체 산업에서 자동차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