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수도권광역교통청 설립 논의 가세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서울시가 경기도와 인천에서 서울로 드나드는 경유(디젤) 버스 1700여대 운행을 제한할 방침이다./사진=뉴스1

수도권 광역 교통체계 효율화를 위한 '수도권광역교통청' 설립에 대해 서울시가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행정자치부가 새로운 조직 설립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한목소리로 필요성을 요청할 경우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경기도에 이어 서울시도 수도권 광역 교통체계를 확립하고 수도권 교통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기존 유명무실한 수도권교통본부를 폐지하고 독립적인 인·허가권을 갖는 정부 기구인 수도권광역교통청을 설립하는 논의에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 이미 하나로 연결돼 거대 도시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만성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는 광역 교통망 구축이 필수라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

서울, 경기, 인천 등 3개 시·도는 이미 2005년 2월 수도권교통본부를 설립했다. 하지만 교통본부가 지자체 조합으로 설립돼 예산 및 집행력 확보에 한계가 있어 이해 상충 사안에 대해서는 조정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해 버스의 도심 진입을 늘리려는 경기도와 이를 막는 서울시의 갈등은 오래전부터 지속됐다. 서울시는 버스전용차로 혼잡은 물론 대기 오염을 이유로 경기 버스의 도심 진입과 증차 요구에 모두 부정적인 입장이다. 서울시는 최근에는 서울 도심으로 운행하는 경기와 인천 경유 버스의 도심 진입을 막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 역시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기, 인천과 협력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질적인 수도권 교통정책을 구현할 전담 기관인 수도권광역교통청과 같은 광역교통행정체계 설립을 중앙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원순 시장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경기·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노선 증설 요구를 논의할 독립기구가 필요하다'는 질의에 "수도권광역교통청을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통청 설립 논의는 지금까지 경기도가 주도해왔지만 행자부 반대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이 교통청 신설에 긍정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서울시와 경기, 인천이 공동 의견을 제시하면 정부도 무조건 반대 만은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