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연일 절하… "인민은행은 美 팔고, 日 샀다"

중국 인민은행이 미국 국채를 팔고, 대신 일본 국채를 계속 매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금리인상 전에 외환 자산을 조정하려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위안화 환율 방어를 위한 실탄 마련용이라는 분석도 들린다.

24일 중국 지에미엔은 일본 외무성 통계를 인용해 올해 1~8월 중국 인민은행이 일본 국채를 866억달러(98조3516억원)어치 순매수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국채 순매수 금액을 서서히 늘리기 시작했다. 올해 4월에는 순매수 금액이 290억달러를 넘었다. 중국의 일본 국채 매입은 대부분 1년물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지난 2월부터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반전돼 현재 -0.049% 수준에 그친다.

반면 인민은행은 미국 국채 보유분은 계속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인민은행이 순매도한 미국 국채는 480억 달러어치에 달한다. 이에 따라 중국이 2012년 11월 이래 가장 낮은 1억1900억달러 수준까지 미국 국채 보유분을 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이처럼 미국 국채를 내다파는 이유는 오는 12월 미국 금리인상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중국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 가치는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특히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인민은행 입장에서 미국 국채 보유분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일본도 최근 미국 국채 보유분을 계속 팔고 있다. 일본은 최근 3개월새 미국 국채를1조1400억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최근 7개월간 930억달러어치의 미국 국채를 줄였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이같은 국채 매각은 위안화 환율을 지지하기 위한 달러 확보에도 유용하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이후 1년간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해 총 5700억달러의 외환 보유 자산을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 외환보유액은 또다시 전달대비 190억달러 감소하며 3억1600억달러까지 낮아졌다. 2011년 이래 최저치다.

이런 가운데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연일 전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그만큼 빠른 속도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중간가격)을 6.7690위안으로 고시하며 다시 0.2% 절하했다. 위안화 기준환율은 지난 10일 6.7008로 6.7위안을 돌파한 이래 이날까지 연일 상승 추세다.

이날 중국 신징바오는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올린다면 위안화 환율이 또 한번 큰 폭 절하될 수 있다"며 "지난해 12월17일 미국이 0.25%p 기준금리를 올린 날에도 1% 이상 위안화 환율이 움직였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위안화 환율은 6.9위안대까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근 위안화 환율 상승은 인민은행의 테스트 과정으로 조만간 환율 안정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선반영이 이뤄져 정작 미국 금리인상 이후 환율은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들린다. 한편에서는 유로화와 엔화, 파운드화가 모두 달러 대비 약세(절하)를 보이는 상황에서 인민은행이 자국 수출에 유리한 위안화 약세에 굳이 찬물을 끼얹을 이유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