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1000억짜리 해외 면세점 인수 나선다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롯데면세점이 검찰 수사 및 호텔롯데 상장 좌초로 중단됐던 M&A(인수·합병) 및 해외 신규 사업에 나선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24일 "롯데면세점이 1000억원 미만 규모 기업 인수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해외 신규사업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과는 인수를 위한 상세 조건을 논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2020 글로벌 1위 면세사업자'라는 중장기사업전략을 밝혔다. 이를 위해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통해 '실탄'을 확보하고 조 단위 기업인수, 신규 사업을 통해 세계 3위까지 올라선 면세사업을 명실상부한 1위로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대대적인 검찰수사가 진행되며 호텔롯데 상장과 대규모 기업 인수 계획은 무산됐다. 타결 직전까지 갔던 미국 2위 면세기업 듀티프리아메리카(DFA·Duty Free Americas Inc.) 인수도 좌초됐다. DFA는 2014년 기준 매출 규모가 1조원대의 세계 12위 면세업체로, 롯데면세점이 인수하면 글로벌 2위 기업으로 '퀀텀 점프'(대도약)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영국 유통전문지 무디리포트 발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4조6402억원으로 2년 연속 세계 면세업계 3위를 차지했다. 2위인 미국 디에프에스그룹(DFS)의 매출은 4조6649억원으로 롯데면세점과 불과 250억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 상장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규모 M&A는 중장기 과제로 돌리고 1000억원 안팎 규모의 중소규모 면세점 인수와 해외 신규사업 진출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상실한 롯데월드타워 특허권을 재취득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은 영업이 중단되기 직전인 올 상반기에만 3800억원대 매출을 올려 비중이 적지 않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그동안 국내 1위에 만족하지 않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에 세계적 면세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성장했다"며 "세계 1위 면세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월드타워점 재개장이 꼭 필요한 만큼 이번 특허심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