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법 개정안 발의…연일급등 삼성물산 수혜?

지주회사 판단 요건을 강화한 개정법안이 발의되자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앞당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물산은 가만히 있어도 지주회사로 전환된다.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삼성물산은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24일 삼성물산 (138,200원 ▼2,100 -1.50%)은 전 거래일 보다 4.36%(7000원) 오른 16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6일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지배구조 개편 요구 이후 최대 상승률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5억원과 185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도 1.2%오른 16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물산의 강세에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엘리엇도 삼성물산을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에 두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등이 발의한 지주회사 제도의 개선을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물산은 지주회사의 자격을 자연스럽게 얻게 된다. 이 경우 자회사 지분 추가확보 등의 문제가 생겨 삼성이 선제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행 법률은 지주회사가 최대주주인 계열사만 자회사로 인정 받는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4.2%), 삼성생명(19.3%), 삼성SDS(17.1%)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대출자자가 아니어서 이들 계열사는 자회사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회사 조건이 최대출자 여부와 관계없이 단순 계열사로 확대된다. 또 가치평가 기준이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으로 바뀐다.

이 경우 삼성물산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9조4960억원), 삼성생명(4조1590억원), 삼성SDS(2조1540억원) 지분 가치도 지주비율에 포함된다. 시총 9조원 가치로 상장을 준비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시장가로 반영된다.

시장가로 환산한 삼성물산의 보유 계열사 지분 가치는 약 22조5450억원으로 자산총액인 32조9000억원(개별기준)의 68.6%를 차지한다. 법률 기준인 지주비율 50%를 넘어선다. 금융사인 삼성생명 지분을 제외해도 지주비율은 56%에 달한다.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강제전환되는 셈이다. 지주회사가 될 경우 자회사의 지분을 20%(상장사 기준) 이상 보유해야하는 부담이 생긴다. 특히 개정안이 기준을 30%로 높이는 내용도 담고 있어 부담은 배가 된다. 또 일반지주사 체제내에서는 금융사 지분 보유가 허용되지 않아 삼성생명 지분도 해소해야 한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미 발의된 다른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과 마찬가지로 입법화 여부에 대해서단언할 수 없다"며 "하지만 내년 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충분하게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그룹 역시 개정안 통과 여부 가능성을 살피는 것은 물론 사전적으로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해 시행할 유인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