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과, 경영권 승계 향후 시나리오는

크라운제과 (6,060원 ▲70 +1.17%)가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면서 본격 3세 경영 구도를 짜고 있다. 오너 개인회사인 두라푸드가 지주사의 최대주주가 되는 '옥상옥' 구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크라운제과는 지난 21일 식품사업부문을 분할해 '크라운제과'를 신설하고, 존속법인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그 상호를 '크라운해태홀딩스'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1월 임시주총에서 안건이 최종 승인 나면 그해 3월1일을 기점으로 회사가 분할된다. 이후 변경상장을 거쳐 크라운제과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사업회사와 지주회사 간 주식스왑(교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전환은 수월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초 지주회사 자산요건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강화되지만 크라운제과는 현 자산이 1조1900억원 규모로 회사분할 후에도 강화된 요건을 충족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70%에서 올 상반기 189%로 줄여 지주사 요건(200% 이하)을 맞춰놨다. 자회사 지분율(상장 20%, 비상장 40%) 역시 해태제과식품 (5,340원 ▲30 +0.56%)(65.8%), 해성농림(100%), 씨에이치테크(66.7%), 영그린(50%), 아트밸리(40%) 등 대부분이 충족한다. 신설될 사업회사 지분만 확보하면 큰 걸림돌이 없다.

크라운제과는 회사 분할 후 재상장 절차를 거쳐 지주사(크라운해태홀딩스)가 신설자회사(크라운제과)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주주들로부터 자회사 주식을 받고, 대신 크라운해태홀딩스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주식을 바꾸는 주식스왑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경영권 승계다. 현재 크라운제과 주주는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보통주 기준 27.38%)과 배우자인 육명희 여사(1.57%), 오너가 개인 회사인 두라푸드(20.06%), 임원(0.12%) 등으로 우호지분이 49.13%다. 따라서 경영권 방어보다는 승계 목적이 강하다.

왼쪽부터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상무

업계에서는 윤 회장의 장남,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두라푸드를 통해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본다.

윤 회장이 윤 대표에게 직접 크라운제과 주식을 증여할 경우 약 600억원 가량의 증여세가 발생한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중 주식교환으로 최대주주가 될 경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식 양도차익은 매도시점까지 과세가 이연된다. 자회사 자산 취득세 면제 혜택도 있다. 상당한 증여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주식스왑시 기존 주주 참여를 자제하고, 두라푸드의 참여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 경우 최대주주를 윤 회장에서 두라푸드로 쉽게 바꿀 수 있다. 두라푸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59.6%를 보유한 윤석빈 대표다. 즉, 윤석빈-두라푸드-크라운해태홀딩스-크라운제과·해태제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가능해진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두라푸드의 가치가 높으면 지주사와 합병해 윤 대표가 직접 지배할 수 있겠지만, 두라푸드 사업영역이 넓지 않아 가능성이 낮다"며 "주식스왑 과정에서 두라푸드 참여를 높여 경영 승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