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수급변화의 이면 들여다 볼때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일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는 가운데 2050선에 근접했지만, 코스닥 시장은 3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가며 650선을 하회했다.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인 약세는 올해 하반기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코스피와 대형주 지수의 연간 수익률이 각각 4.4%, 6.3%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4.3%, 2.6%를 기록하고 있고 코스닥지수는 -5.0%의 수익률을 나타내며 코스피 대비 10%포인트나 수익률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7월 800 선을 넘보던 코스닥지수가 올해 연초 이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꼽힌다. 가장 큰 원인은 수급부담이다. 주요 연기금이 패시브 전략으로 운용방식을 변경했고, 코스닥의 부진으로 중소형주 펀드에서 환매압력이 높아지면서 수급측면의 부담이 높다.

또한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지분은 코스피가 33%인데 반해, 코스닥은 9%에 불과하다. 즉, 위험자산 선호국면에서 외국인 자금은 코스피에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중소형주는 개인자금의 영향력이 큰데 코스닥의 신용융자잔고가 지난 7월 이후 급증, 만기 기간 등을 감안하면 10월말 상환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SK증권은 지적했다.


코스닥의 3 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못하다. 코스닥의 3 분기 예상 순이익은 전년대비 -42.2%, 전기대비 -39.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게다가 예상치 못한 갤럭시노트 7 의 단종으로 삼성전자가 실적을 하향정정한 것도 부정적"이라며 "코스닥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IT 부품주의 실적에 대한 우려도 높다"고 지적했다.

2017년 EPS 컨센서스에 대한 이익수정비율도 지난 주말기준 -28.6%에 달했고 10주 연속 마이너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 월 미국대선, 12 월 FOMC, 이탈리아 국민투표 등 대외 이벤트가 잇따라 대기하고 있는 점 역시 변동성이 높은 중소형주 보다 안정적인 대형주 중심의 접근을 지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벤트 리스크가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투자전략하에 중소형주 시장을 외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현재의 상황을 중소형주, 코스닥에 대한 저점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코스닥 시장의 60일 이격도가 95.0%까지 하락하며 2015년 이후 평균의 -1 표준편차(96.8%)를 하회했다"며 "코스닥 시장의 단기 가격메리트가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 중소형주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이익 모멘텀을 보유한 업종 및 종목에 대한 선별적 관심이 필요하다"며 "8월 이후 코스닥에서 3/4분기 이익추정치가 상향된 음식료, 기계장비, 제약, 비금속, 화학, 운송장비, 출판매체복제 업종에 주목해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현 시점의 코스닥 저점매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스닥은 배당관련 프로그램 매수세 유출입 때문에 연말에는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연초에는 상대적 강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 기관수급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이익 모멘텀 회복이 동반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