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설문 유출]문서는 알고 있다… 누가·언제·어떻게 수정됐는지

/사진제공=뉴스1

비선실세 논란의 정점에 있는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입수해 일부 내용을 수정했다는 의혹 보도 후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해당 문서들이 언제, 누구에 의해 수정됐는지 여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24일 JTBC가 공개한 영상자료에는 최 씨 사무실 PC에 보관돼 있다는 각종 파일들이 들어 있었다. 이 매체는 최 씨의 PC에서 발견된 대통령 연설문 수정본으로 보이는 일부 파일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통상 대부분의 문서는 컴퓨터에서 '한글' '워드' 등 문서작성 프로그램을 통해 작성되기 때문에 파일 내 기록만 있다면 작성자 혹은 수정자들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대통령 연설문은 청와대에서 한글 파일을 통해 작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최 씨가 실제 대통령 연설 이전 연설문 원본을 전달받았다는 사실은 문서정보 중 최종 수정날짜만 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문서파일 내부 기능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해당 문서를 열고 '파일' 섹션의 '문서정보'에 들어가면 문서를 처음으로 작성한 날짜와 마지막 저장한 날짜, 마지막 저장한 사람 등이 나온다.

여러 사람이 문서를 함께 작성하거나 여러 단계를 거치며 수정됐는지 여부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문서 수정이 이뤄진 과정을 일일이 기록함으로써 추후 문서 수정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변경내용추적'이란 기능이 한글에 있다. 이 기능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트랙 체인지' 기능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다만 '변경내용추적'은 문서 작성자가 이 기능을 활성화 시켰을 때에만 작동한다. 한글 문서를 열고 '검토' 섹션에 들어가 '변경내용추적'을 클릭하지 않는 이상 문서가 수정되는 과정은 기록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수정 내용을 표기할 수 있다. '변경내용표시설정' 섹션에 들어가 수정되는 문구를 어떤 색으로 표시할지 지정할 수 있다. 수정 문구 아래 선 삽입 여부, 삭제되는 문구를 표시할 취소선 표시 여부, 변경되는 문단 옆 선 삽입 여부 등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변경내용추적 기능은 활성화 이후에 수정한 부분에 대한 사항을 기록한다"며 "이 기능 말고 문서 변경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JTBC가 공개한 문서는 PDF 파일 형태이고 수정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구가 빨간색으로만 표기돼 있어 실제 한글 파일에서 변경내용추적과 같은 기능을 통해 수정 내용을 확인한 것인지, 작성자가 수정한 내용을 단순히 빨간색 글자로 처리한 것인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