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유료방송 1위 승부수…"M&A도 검토"

변동식 CJ헬로비전 공동대표가 25일 상암동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회사의 경영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CJ헬로비전

CJ헬로비전 (3,265원 ▼5 -0.15%)이 케이블TV 본연의 경쟁력 강화와 다양한 신규 사업 진출을 골자로 한 ‘독자 성장’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아울러 향후 유료방송 시장에서 언제든 M&A(인수합병) 주체로 나설 수 있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변동식 CJ헬로비전 공동대표는 25일 상암 사옥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갖고 “냉혹한 유료방송 시장에서 ‘독보적 1위’가 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지겠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M&A 추진 여부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 대표는 SK텔레콤과의 M&A가 정부의 불허로 무산되면서 위기에 빠진 CJ헬로비전의 구원투수로 3년 만에 대표이사직에 복귀했다.

변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국내 유료방송 시장 규모에 비해 케이블 사업자 분산도가 크다”며 유료방송 시장의 M&A를 통한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2000년 양천방송 1개 권역으로 시작한 CJ헬로비전이 16년 만에 23개 권역에서 매출 1조2000억원을 기록하는 유료방송 사업자로 성장한 것도 M&A를 잘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OTT 게이트웨이 ‘티빙박스’…TV판 ‘앱마켓’ 목표 =이날 변 대표가 발표한 ‘넥스트 케이블TV 전략’은 CJ헬로비전 재건을 위한 새로운 청사진이다. 클라우드 방송을 기반으로 IT(정보기술), 모바일 등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하는 ‘소프트 플랫폼(Soft Platform) ’ 전략을 본격화하는 한편, N스크린 ‘티빙박스’(가칭)도 새롭게 출시한다. 티빙박스는 기존 CJ의 N스크린 ‘티빙’은 물론 다양한 국내외 OTT(Over The Top) 서비스를 묶어 TV로 볼 수 있는 영상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이를 위해 CJ헬로비전은 다양한 영상 서비스 사업자들과 실무협상을 진행 중이다. 변 대표는 “넷플릭스, 푹 등 영상 서비스와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서로 도움을 주는 공존의 형태를 찾으려 한다”며 “모바일 영상을 TV에서 감상하고자 하는 이용자 요구가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J그룹의 다양한 생활문화 사업을 유료방송 산업에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와 수익모델 발굴에도 나선다. 다음달 선보이는 모바일 기기로 유료방송서비스를 제어하는 컴패니언 앱의 2.0 버전이 대표적이다. 이 앱은 유료방송에서 구매한 영상을 모바일에서도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방송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상품과 장소 등에 대한 메타정보를 제공한다. 시청자들이 영상에 등장한 CJ그룹의 다양한 생활제품 정보를 제공 받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미디어커머스’ 활성화에 나선 것.

◇화질·속도 경쟁…“IPTV에 뒤지지 않아”=방송사업의 기본인 UHD 방송과 기가 인터넷을 조기 확산해 ‘화질과 속도’라는 케이블방송의 본원적인 상품경쟁력도 강화한다. 변 대표는 “결국 방송은 화질경쟁”이라며 “CJ헬로비전은 실감 나는 영상화질을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 있으며 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역량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영국 CJ헬로비전 전략담당 상무 역시 “CJ헬로비전은 서비스 중인 국내 23개 권역의 아파트에서 이미 기가인터넷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말에는 단독주택 등에도 기가인터넷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방송과 인터넷 속도 및 기술에서 CJ헬로비전은 국내 통신사업자는 물론 해외 어느 기업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알뜰폰(MVNO) 사업도 크게 강화한다. CJ헬로비전은 ‘반값유심’과 같은 시장파괴적인 요금제와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와 차별화된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 제기해왔던 제4이동통신 사업 진출설에 대해서 변 대표는 “한 사업자가 (제4이통 추진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고, 현재로서는 케이블 업계와 공동으로 이통시장 진입조건과 정부의 입장, 시장 가능성을 점검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