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뻬 차려입고 서울광장서 '김장' 춤판 벌여볼까

서울시가 오는 11월 4일부터 사흘간 서울광장에서 펼치는 '제3회 서울김장문화제' 중 유진규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참여형 프로그램 '김장난장' 홍보 포스터. /사진제공=서울김장문화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우리나라 16번째로 등재된 김장 문화. 점차 김장 문화가 사라져가는 가운데,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이 60톤의 김치를 담가 이웃과 나누는 행사가 열린다.


오는 11월4일부터 사흘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제3회 서울김장문화제'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김장문화제는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시사회복지회와 대한민국김치협회가 주관하는 김장 문화 축제다.

앞서 광주시에서 광주세계김치축제 등을 개최한 경험이 있는 정삼조 서울김장문화제 총감독은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가 주최해 김장 축제를 만들면 내외국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세계적 축제로 거듭날 수 있다는 판단에 시작했다"고 축제를 설명했다.

김장은 지난 2013년 "한국인의 일상에서 세대를 거쳐 내려오며 이웃간 나눔을 실천하고, 공동체의 연대감과 정체성 및 소속감을 증대시켰다"는 이유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한국인은 약 1000년 동안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한국 고유의 향신료와 해산물로 양념해 발효한 한국식 채소 저장식품인 김치를 담가 먹었다. 이러한 이유로 김장은 한국인의 자연 환경에 대한 이해를 통합한 음식 문화이자, 지역 생태계를 반영하는 문화로 인정받아왔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의 굳은 의지 하에 2013년부터 올해까지 서울김장문화제를 해 왔지만, 그동안은 김장을 함께 만들어 맛보고 즐기는 정도에 그쳤다고 평가하고 올해는 전년보다 좀 더 문화적인 색채를 가미하기로 했다.

오는 11월 4일부터 6일까지 서울광장에서 '제3회 서울김장문화제'가 열린다. /사진제공=서울김장문화제

오는 11월 4일부터 6일까지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김장문화제에 참석하면 김치를 직접 만들어 이웃에게 기부하는 김장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김장문화제

일단 지난 8월부터 '김장원정대' 청년들을 모집해 노들섬 텃밭에 배추 350여 포기를 길렀으며, 이 청년들은 매주 함께 모여 배추를 경작하고 김장 문화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봄철에는 해산물을 발효시키고 여름에는 고추를 빻고, 가을에는 배추를 기르는 등 1년 내내 김장을 준비한 우리 전통을 되새기자는 의미다.

국내 대표적인 마임이스트인 유진규가 예술감독으로 나선 '김장난장'은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몸뻬를 입은 시민 1000여 명이 서울광장에 모여 김장의 전 과정을 우리의 흥겨운 놀이판인 '난장' 형식으로 펼치는 춤이다.

유 예술감독은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이 김장에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를 생각해서 김장의 대표 패션인 '몸뻬'를 필수 장착 아이템으로 결정했다"며 "홈페이지(//2016.seoulkimchifestival.com)에서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벌써 정원의 절반 이상이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김장이라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문화에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이다"라며 "단순히 김장을 주제로 놀자는 것이 아니라,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버무리고 땅에 묻어 겨울을 나는 김장의 전 과정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살고 있는 고구려 후손 등 한인들을 중심으로 열리는 '도쿄 김장문화제'와 협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정 총감독은 "2005년 시작해 올해 3회를 맞는 도쿄 김장문화제 등 해외에서 한인들이 자발적으로 열고 있는 김장축제와도 협업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