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베트남·인니, 건설·소비재에 투자하라

김지환 피데스자산운용 부사장,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이머징마켓팀장, 최진호 미래에셋대우 글로벌투자전략부 선임연구원(왼쪽부터)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2016 머니투데이 하반기 투자콘서트 리-테크(Re-tech)' 세션2 'RE-ASEAN(베트남·인도네시아)'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베트남에 가면 우리나라 70년대 강남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시내에서 괜찮은 아파트들은 평당 600만~700만원에, 핵심지역은 1200만원까지 치솟습니다. 도처가 파해쳐지면서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으니 건설·건자재 업체들이 좋을 수밖에 없죠." (김지환 피데스자산운용 부사장)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을 표방하면서 구조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수혜를 누가 볼 것이냐가 중요하겠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처럼 제조업체가 들어가서 클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 맞습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이머징마케팅 팀장)


"인도네시아는 2억5000만명이라는 대규모 인구에 국민 성향이 낙천적이고 젊다보니 씀씀이가 큰 편입니다. 인프라투자, 건설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에서 성장하고 있는 소비재에 투자를 해 볼 만합니다."(최진호 미래에셋대우 글로벌투자전략부 선임연구원)

올해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 및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갇혀있지만 신흥국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증시는 올해 10% 이상 급상승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자본시장 성장 초기 단계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투자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 부사장은 베트남 중에서도 은행, 건설, 건자재, 전력 회사들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베트남 증시에서 은행주는 전체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은 자체 기술력을 가진 제조업체나 중화학 업체는 아직 없지만, 상업은행에서 우리나라 신한은행, 국민은행과 같은 대형 은행이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비엣컴 뱅크(VCB)는 예금·대출이 연 15~20% 성장하고 있다.

건설업체 중에서는 CTD, 시멘트업체 중에서는 경제 중심인 남부 지역에서 가장 큰 HT 1을 꼽았다. 전력회사는 신흥국에서는 경제 성장 속도보다 전력 소비 속도가 월등히 빠르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현재 베트남 경제가 연 6%대 성장을 하고 있는데 전력 소비는 12%씩 늘어나는 설명이다. 화력 발전소인 NT2는 베트남 핵심 공업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윤 팀장은 코스피 200지수처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대표 지수에 포함돼 있는 대형 종목을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신흥국 증시는 변동성이 큰 데다 개인투자자들이 기업 정보를 자세히 알기 어려워서다. 다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투자 기회의 공통점은 항만과 스마트폰 관련 산업이라고 짚었다. 두 나라 모두 세계 글로벌에 새로운 생산 기지이고 대외 무역 구조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항만을 운영하는 제마뎁, GMB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 아이폰의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거나 스마트폰과 관련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들도 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인도네시아의 통신업 뿐만 아니라 음식료, 기초생활소비재 기업을 성장주로 꼽았다. 돈을 쓰는데 호의적인 인도네시아에서는 통신 비용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통신업체인 텔레 코뮤니캇의 실적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심에 비견할 수 있는 음식료 생산업체 인도푸드, 기초 생활소비재 수입업체인 유니레버인도네시아 등도 관심을 둬야 할 종목들이다.

다만 신흥국 특성상 증시 변동성이 크고 환율 변동,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는 주의해야 한다. 윤 팀장은 "경제가 실질적으로 성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환율 리스크가 높지 않지만 우리가 한국 투자자인만큼 원화로 갖게 되는 수익은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도 "미국 금리 인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국가는 거의 없다"며 "그 중에서도 각국의 성장성에 주목해 대외 악재를 약화시킬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기타 선진국들이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미국 증시가 상승해야 투자심리가 유지될 수 있다"며 "미국 증시의 상승폭은 줄어드는 가운데 경제가 성장하는 동남아 국가들이 증시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