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전 장관 "예보, 금융사 위기관리 선제적으로 해야"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예금보험기구가 단순히 예금 지급기능만 수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금융회사의 위험평가와 조기개입 등을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IADI) 제15차 연차총회 기조연설에서 "20년 전 기재부에서 일할 당시 예금보험공사의 기획 및 설립을 담당했는데 20년 간 예금보험기구의 역할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정책 노력은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경제 펀더멘탈의 취약성을 축소하거나 없애고 위기대응 비용을 줄이는데 집중돼 왔으나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역할과 규제강화를 강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부상했다"며 "예보기구의 책무와 권한도 단순 예금대지급에서 위험 최소화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전 장관은 "부실 조기인식과 사전 위험관리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특히 위험의 조기 인식 및 관리, 선제적 대응을 통한 위기 예방, 금융안전망 내 공조를 위한 제도적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그는 "상시위험감시시스템을 갖추고 부보금융회사의 건전경영 유도를 위한 차등보험료율제도를 도입하며 중점감시회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운영하는 방안들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또 선제적 위기관리를 위해 △부실 발생 이전에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자금지원체계 △적기개입을 위한 회생·정리계획서 작성 △위기대응 모의훈련이 필요하다고 지목했다.

금융안전망 기구들 간 협조체계 구축 필요성도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비상계획 수립과 위기관리, 부실의 조기발견 및 적기 개입, 다른 금융안전망 기구들과의 협조체계 및 정보공유 등의 준칙들을 위해 협조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예보기구의 신뢰유지를 위해 예금대지급기간, 부보율, 기금조달체계 등의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도덕적 해이나 역선택과 같은 인센티브 왜곡을 피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예보는 23일부터 28일까지 IADI 제15차 연차총회 및 연례컨퍼런스를 신라호텔에서 연다. 26일 개최된 컨퍼런스 개회식에서는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의 환영사, 토마스 호닉 의장의 개회사,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축사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