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조원 펀드 만든 손정의 "암 인수와 같은 빅딜 할 것"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블룸버그

최근 110조원대의 테크 펀드를 설립한 세계적인 IT기업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이 자금으로 과거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 영국 반도체 회사 암(Arm)홀딩스 인수와 같은 '빅딜'을 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암홀딩스 관련 행사에서 수백억달러 규모의 빅딜은 한두건, 20~50억달러 규모의 투자는 여러 건(several),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는 많이(bunch)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소프트뱅크의 인수 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지난 7월 234억파운드(약 32조18000억원) 규모로 사들인 암홀딩스다.

이는 손 회장이 지난 13일 사우디아리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와 손잡고 전 세계 테크 부문 투자를 위해 1000억달러(약 113조4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한 후 처음으로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이다. 앞으로 5년간 사우디가 450억달러, 소프트뱅크는 250억달러, 제3의 글로벌 투자자가 350억달러를 내놓는다.

손 회장은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날 때마다 나는 다음 패러다임에 투자하기 위해 팔 수 있는 모든 것을 판다"라면서 "4~5년마다 제법 규모가 있는 인수건을 성사하고 매년 1000만달러~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몇건 한다"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의 테크 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IT(정보기술) 투자 펀드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지만 손 회장은 이마저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0억달러는 시작일 뿐"이라면서 "다가오고 있는 정보혁명은 너무나 엄청난 기회여서 1000억달러도 충분치 않다"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최근 시장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AT&T와 타임워너의 M&A(인수·합병) 합의 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내 건은 거부하고 AT&T와 타임워너 건은 승인한다고? 이 나라에 정의가 어디 있느냐"라며 농담을 던졌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2013년 스프린트와 티모바일 합병을 염두에 두고 스프린트를 220억달러에 인수했지만 반독점규제법에 위반된다며 미국 당국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AT&T와 타임워너는 인수합병 합의 건에 대해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