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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동네북] <25>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동네북 머니투데이 좀비비추 동네북서평단 시인 |입력 : 2016.10.2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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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출판사가 공들여 만든 책이 회사로 옵니다. 급하게 읽고 소개하는 기자들의 서평만으로는 아쉬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속도와 구성에 구애받지 않고, 더 자세히 읽고 소개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래서 모였습니다. 머니투데이 독자 서평단 ‘동네북’(Neighborhood Book). 가정주부부터 시인, 공학박사, 해외 거주 사업가까지. 직업과 거주의 경계를 두지 않고 머니투데이를 아끼는 16명의 독자께 출판사에서 온 책을 나눠 주고 함께 읽기 시작했습니다. 동네북 독자들이 쓰는 자유로운 형식의 서평 또는 독후감으로 또 다른 독자들을 만나려 합니다. 동네북 회원들의 글은 본지 온·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여행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여행의 기술'이라는 제목만 보고 선뜻 책을 집어 들었다. 물론 알랭 드 보통이라는 작가의 이름도 한몫했다.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을 재미있게 읽은 나로서 여행에 관한 글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은 당연했다.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다른 여행 저서와는 다른 접근이 마치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랄까.

그가 말하고 싶은 여행의 기술은 책 속에 나와 있는 것처럼 ‘여행할 장소에 대한 조언은 어디에나 널려 있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이유와 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 그러나 실제로 여행의 기술은 그렇게 간단하지도 않고 또 그렇게 사소하지도 않은 수많은 문제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다시 차례 부분을 들여다보았는데 그 이유는 형식이 독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읽었을 때 여행이 아주 가까이에 있는 걸 느꼈다. ‘출발-동기-풍경-예술-귀환’의 큰 제목 아래 부제목으로 설명해주고 있었고, 여행의 장소와 안내자가 달랐다.

즉 '동기-이국적인 것에 대하여'라는 부분에서 장소는 암스테르담이고 안내자는 귀스타브 플로베르였다. 그 외에도 샤를 보들레르, 알렉산더 훔폴트, 윌리엄 워즈워스, 빈센트 반 고흐 등 예술가들의 시와 그림과 철학과 연결되어 여행을 안내하고 있다. 결국 여행의 기술은 낯선 공간의 이동이 아닌 철학과 사상과 문화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국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여행 안내자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조국은 내가 사랑하는 나라입니다. 즉 내가 꿈을 꾸게 해주는 나라이고,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나라입니다. 나는 프랑스인인 만큼이나 중국인이기도 합니다’라는 말을 통해 국적을 부여하는 방식을 자신이 매력을 느끼는 장소로 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소크라테스가 어느 지역 출신이냐는 질문에 ‘아테네’가 아니라 ‘세계’라고 대답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우리가 여행에서 느끼는 이국적인 풍경 혹은 이국적인 느낌이라는 것은 나와 세계를 구분 짓는 이분법적인 형식인지도 모른다. 결국 여행을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일 것이다.

‘풍경’이라는 제목에서도 시골과 도시에 대해서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로 이야기한다. 그는 자연을 산책하면서 많은 시를 썼고, 도시는 매연, 혼잡, 가난, 추한 외관 등 생명을 파괴하는 여러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비난했을 정도다.

“여행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여행이란 공간에 대한 발견이고 또 재해석하는 과정일지 모른다. 인간은 끊임없이 일상을 벗어나 낯선 곳으로 가고자 하는 욕망을 지닌다. 지루하고 지리멸렬을 견디기에 매일 함께 하는 공간은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낯선 풍경과 낯선 사람들의 새로운 문화가 어쩌면 현실의 무게를 조금 내려놓지 않을까 하는 바람 때문에 여행을 떠나는 것이리라.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여행을 떠나야 한다. 이 책 ‘여행의 기술’을 읽는다면 당신은 새로운 여행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눈이, 마음이 생길 것이다.

◇여행의 기술=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청미래 펴냄. 328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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