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민연금 '양로금', 연내 증시 구원투수로 등판

중국 사회보험기금 중 최대규모인 양로금(국민연금)이 증시 구원투수로 투입될 전망이다.

26일 21스지징지바오다오에 따르면 중국 인사부는 양로금의 증시 입성을 위해 연내 주요 성 정부와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회가 양로금 위탁 관리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부 리중 대변인은 “인사부와 재정부,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회 등이 위탁 관리 계약서를 확정했다”며 “앞으로 위탁 관리기구의 평가 방법 등을 정하고, 투자상품 설계와 리스크 관리 투자 등 구체적인 투자 방침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8억5800만명이 넘는 중국인이 가입한 양로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려면 각 지방정부 별로 운영하는 양로금을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회가 정한 전문 위탁 관리기구에게 맡겨야 한다. 사회보장기금이사회에 따르면 현재 양로금 위탁 운용을 할 수 있는 위탁 관리기구는 화샤기금과 공인루이신 같은 16개 공모기금 회사와 중신증권과 중국금융공사 등 2개 증권사로 알려졌다.

리중 대변인은 “연내 성 단위 지방정부와 위탁관리기구 간 최초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000억위안(16조7300억원) 이상 양로금 위탁 관리에 나설 수 있는 성 정부로 장쑤성과 저장성, 베이징시 등 9개 성·시 정부를 꼽았다. 이에 따라 연내 이들 지방정부와 위탁 관리기구 사이에 양로금 위탁 관리 계약이 잇따를 전망이다. 아직 양로금 위탁 관리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성·시 정부들도 조만간 관련 방침을 정하고, 양로금 위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양로금 투자 방식은 확 달라진다. 이전까지 양로금은 은행 예금이나 국채 매입 단 2가지 방식으로만 운영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주식과 채권은 물론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업 신규상장 등 20여종의 상품으로 투자가 확대된다.


이미 양로금 위탁 관리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광둥성과 산둥성은 쏠쏠한 수익률을 올렸다. 이들 성 정부는 인사부 시범 방침에 따라 이미 2년 전부터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회를 통해 양로금 위탁 관리에 나섰다.

지난해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광둥성이 위탁한 양로금은 총 1000억위안으로 2년 만기가 끝난 2015년 말 누적 투자수익은 196억4900만위안(수익률 19.6%)에 달한다. 산둥성도 위탁 자금 500억위안(8조3650억원)의 지난해 말 기준 투자수익이 36억9500만위안(수익률 7.3%)이다. 인사부 요우쥔 부부장은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회는 양로금 위탁 운영에 있어 풍부한 경험과 좋은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방정부가 가능한 빨리 양로금 위탁 운영에 나서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국민의 노후와 연결된 양로금의 성격 상 안전성과 수익성을 어떻게 담보하느냐는 계속 숙제로 남는다.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사회발전연구소 양이용 소장은 “양로금 투자의 무게중심을 증시에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로금이 증시를 되살릴 기금이라는 발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양로금 투자가 기초 인프라시설이나 신에너지 개발 같은 대형 국책사업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지난해 말 대비 11% 이상 하락세를 보이며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증시 상황을 볼 때 양로금 투자에 거는 기대감은 만만치 않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 기본양로금투자관리방법을 제정하며 양로금 주식 투자의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양로금 총 자산은 3조9937억위안으로 이중 최소 3000억위안 이상이 증시에 직접 유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로금 투자는 12월께 도입 예정인 선강퉁(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교차거래)과 맞물리면 시너지 효과가 뚜렷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