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쇄신안' 받아든 롯데맨들 반응이…

"지금 챙겨야 할 내부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 있나요?"


지난 2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분간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 및 '롯데 쇄신안'. 롯데 직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수장이 90도로 허리를 굽힌 사과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인 '빅 이슈'에 묻혀버렸다는 허탈감은 차치하고서라도 대체적으로 기대했던 내용 이상의 '새로운 약속'이 없고, 내부 직원들에 대한 '약속'이 없어 허탈했다는 것이 주된 반응이다.

직장인 익명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 내 롯데그룹 전 계열사 직원들이 글을 남길 수 있는 '롯데 라운지' 에는 '쇄신안'에 대한 몇몇 '감상평'이 올라왔다. 롯데맨들은 대체로 "직원이 빠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금 있는 직원들에 잘해준단 말은 없었죠?(롯데정밀화학)"


"내부 직원 만족도 제고가 우선인걸 모르나. 정말 답답하네요.(롯데손해보험)"

"뜬구름 이야기에 구체적인 생각이 없다.(롯데쇼핑)"

"제발…밖에서 나 롯데 다닌다, 자랑 좀 할 수 있게 해 주세요.(롯데시네마)"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투명화도 좋은데 내부 고객들 사기 좀 올리길. 연봉도 올려주시고, 장시간 근로 문화도 없애주시고 그룹 복지도 개선해주세요. 부질없는 바람이라고 해야 하나요 ㅠㅠ.(롯데제과)"

"더 좋은 기업이라 하지만 발표 내용이 와 닿지 않는다.(롯데쇼핑)"

"내부 직원들은 머슴이라고 생각하시는건지…(롯데손해보험)"

직장인 익명 게시판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의 '롯데 라운지'에 올라온 쇄신안 관련 댓글을 재구성한 이미지

신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검찰수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겠다는 경영 혁신안을 발표했다. 쇄신안에 담긴 내용은 향후 롯데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12만 임직원은 물론 사회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발표한 쇄신안에는 그룹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내용이 골자로 다뤄졌다.

구체적으로 △준법경영위원회 신설 △수치에 치중하지 않은 그룹 비전과 목표 재설정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및 지배구조 개선 △대규모 투자 및 고용 등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 더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여전히 내부 직원을 향한 '메시지'는 없었다는 것이 일부 롯데 직원들의 지적이다.

한 롯데 계열사 직원은 "좋은 기업이 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고, 발표 내용 어디에도 내부 직원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직원 복지, 처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이날 밝힐 수는 없더라도 직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언급이 있어야 했다"며 "향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대외적으로나, 내부적으로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롯데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발표한 쇄신안에 임직원이라는 표현이 거듭 언급됐다"면서 "질적 성장을 중시하겠다고 말했는데, 이와 관련해 가장 먼저 직원들의 자긍심을 향상 시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우선적인 과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직원 복지 및 처우 개선은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