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촌지·출결 비리 의혹 청담고, 교육청 감사받는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국제승마연맹(FEI) 홈페이지에 정유라씨의 프로필을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국제승마연맹(FEI) 홈페이지 프로필 가족 소개란에 ‘아버지 정윤회는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했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스1

서울시교육청이 정유라씨의 고교 시절에 관해 제기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감사에 착수했다. 정씨는 고교 시절 130일 가량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도 대회 출전과 훈련을 이유로 공결을 인정받았고 이 과정에서 어머니인 최순실씨가 학교에 촌지를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별개로 진행된 정씨의 출결 관련 장학에 대한 조사는 27일 중간결과가 발표된다.


시교육청은 26일 오후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을 열고 정씨가 졸업했던 청담고에 대한 감사 계획을 밝혔다. 브리핑에 참석한 이민종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은 "25일 오후부터 감사관실에서 청담고에 직원을 파견해 정유라씨의 출결 비리와 촌지 의혹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씨가 딸이 고교에 거의 가지 않아 제적될 뻔하자 교사와 교장에게 아주 거칠게 항의한 후 돈가방을 놓고 갔다"며 "이후 승마협회가 공문을 보내기 시작했고, 정씨 결석이 공결처리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촌지 관련 당사자들과 접촉해 증언을 확보할 계획이다. 감사 조사 대상은 당시 청담고 교장과 정씨의 1,2,3학년 담임교사, 체육특기생 담당 교사 등이다. 다만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교장은 퇴직했고 교감은 작고했으며 교사들도 학교에 재직하고 있지 않을 확률이 높다. 현재까지 교장은 각종 언론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이 감사관은 "교장은 현재 퇴직교원인 일반인 신분이므로 시교육청 감사관실에서 강제적으로 조사할 순 없고 협조를 구하는 차원에서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학교에 없는 당사자는 전화 통화 등으로 증언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예술중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한 정씨가 청담고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감사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관련기사: 청담高 마장마술특기생, 9년동안 정유라가 '유일'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촌지 의혹과 함께 정씨의 출결인정 과정이 정당했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정씨는 고 3 재학 기간 중 약 130일을 결석했지만 승마협회의 공문 하나로 출석을 모두 인정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교육청 체육건강과, 중등교육과 등은 25일부터 현장조사를 통해 정씨의 학교생활부에 기록된 출석일수와 출석인정 증빙 서류를 대조, 정확한 출석일수를 따지고 있다. 시교육청의 특별 장학 결과는 27일 중 발표될 예정이다.


시교육청이 2014년 청담고에서 진행한 장학은 출결과 상관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이번 특별장학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준 체육건강과 장학사는 "당시 국정감사에서 정씨가 대학입시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이 일어 사실확인을 위해 장학사가 자발적으로 현장에 나간 것이며 기존 언론보도 내용처럼 누군가의 제보를 받아 나간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한 "당시 장학에서 출석에 대한 내용은 검토하지 않았으며 결석이 많은 학생 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정도의 제안만 하고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교육청이 이처럼 감사나 특별장학을 통해 진상을 파악하더라도 이를 토대로 최순실씨 모녀에게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줄 수는 없을 전망이다. 이원실 중등교육과 장학관은 "설사 출결인정에 문제가 있더라도 정씨의 졸업을 취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최씨가 학교에 촌지를 줬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시교육청이 최씨를 직접 처벌할 수는 없다. 이민종 감사관은 "만약 언론보도대로 최씨가 촌지를 주고 교사가 이를 돌려줬다면 액수 등을 따져 최씨에 대한 고발을 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