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 한반도에 불어닥칠 태풍 2배로 는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오는 2100년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 숫자가 지금보다 2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미래에는 태풍과 같은 열대저기압 발생수가 줄어들고 위력은 강해질 것이라는 기존 대부분의 연구결과와 상반된 결과라서 주목된다.

서울대, 부산대, 한국해양대, 극지연구소, 미국 캘리포니아대(UCLA), 홍콩시립대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한국과 일본으로 향하는 열대 저기압 수가 2100년에는 지금보다 연간 4개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금보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 숫자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연구팀은 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연평균 3.1개로 2100년에는 두 배 늘어난 연간 7개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미래 지구온난화에 따른 열대저기압의 활동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역학·통계 융합기법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태풍이 발생하는 북서태평양에서는 열대 저기압 활동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위도로 향하는 열대 저기압은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팀은 북대서양과는 달리 북서태평양에서 열대저기압 발생이 증가하는 것은 웜풀(warm pool)이라 불리는 따뜻한 해역의 수온이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더욱 높아지고 이로 인해 이 해역에서 더 크고 강한 대류현상이 나타나면서 태풍과 같은 열대저기압이 발생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또 특히 우리나라로 향하는 길목에서 저기압성 회전이 강화되고 대기 상하층간 풍속 차이인 연직 바람시어(고도에 따른 풍속차)가 약화돼, 상대적으로 고위도에서도 태풍이 강하게 발달하는 데 더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열대 저기압의 강도를 분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의 모든 기후모형에서 나타나는 미래 해수면 온도의 상승과 대류 잠재에너지의 증가로 열대 저기압의 강도는 지금보다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허창회 교수와 박두선 박사는 "지구온난화와 태풍활동의 관계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편이지만, 장기적인 방재전략 측면에서 지금보다 2배 가량이나 많은 수의 열대저기압이 더 강하게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