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27일 다시 파업나서… "현대차와 임금차별"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기아차 공장 자료사진/사진=머니투데이DB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올해 임금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기아차 (116,600원 ▲400 +0.34%) 노조가 다시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통상 기아차 노조는 '형제 계열사'인 현대차 (250,000원 ▼2,500 -0.99%) 노사 협상이 마무리되면 비슷한 시기·수준에서 타결해 왔는데 이례적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본교섭에서 기아차 노조는 사측에 "임금인상 제시안 총액이 현대차 정규직과 17만원 차이가 난다"며 동등하게 맞춰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사측이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결국 오는 27일 4시간 부분 파업(퇴근 투쟁)에 돌입키로 했다.

기아차 사측은 전날 교섭에서 △기본급 7만2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250%+250만원 △글로벌 품질브랜드 향상 기념 격려금 100%+80만원 △저성장 시대 위기극복을 위한 별도 합의 주식 3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의 협상안을 내놨다.

초기 제시안(기본급을 6만8000원 등) 보다 상향 조정된 것으로 지난 15일 협상을 종결한 현대차와 기본급이 같은 수준이다. 때문에 빠르면 이번주 중 잠정합의안이 나오지 않겠냐는 낙관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노조는 "현대차와 (총액에서) 17만원의 임금 차이를 두고 있어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파업 방침을 결정했다. 이에 사측은 "(17만원은) 현대차 교섭 과정에서 기존에 제시했던 별도승급 1호봉을 기본급 인상으로 전환시키면서 발생한 부분"이라며 "전혀 논의된 바 없는 특수 상황까지 동일하게 맞출 명분이 전혀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와 달리 직영 노조와 사내 하청 노조가 함께 구성된(1사1노조 형태) 기아차 노조는 △사내하청 내 생산도급과 총무도급간 임금 차별 개선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요구했던 해고자들 복직 등에 대한 요구도 하고 있다.

이렇게 파업이 재개되면서 국가 경제에 영향이 미치지 않을 지 우려가 나온다. 기아차는 지난 8월 12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총 21차례 부분파업을 벌였고, 이로인해 생산차질 규모가 8만5000대(금액기준 1조700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27일 공교롭게 기아차의 올 3분기 경영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증권가에선 파업으로 인한 손실 부분이 상당부분 반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이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의 경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급감했다. 최병철 현대차 부사장(재경본부장)은 "파업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판매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도 밝혔다.

정부의 대응책도 주목된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6일 기아차 노사를 향해 "(원만한 교섭이 이뤄지지 않으면) 적절한 시점에 정부가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어서다. 이 장관은 현대차 파업 막판에 긴급조정권 발동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노사를 압박했던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