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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의 틱, 택, 톡] '리더' 양상문, 그리고 박근혜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6.10.2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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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사진= 뉴스1
양상문 감독./사진= 뉴스1


지난 25일이었다. LG의 가을야구가 끝났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NC에 3-8로 패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그날 잠실구장 2만5000석은 매진됐고 3루 외야까지 LG의 노란 응원카드가 뒤덮었다. LG가 공격할 때면 잠실구장이 떠나갈 듯한 육성응원이 계속됐다. 패색이 짙었어도, 경기가 그대로 끝나고 나서도 응원함성은 이어졌다.

LG는 지난 시즌을 9위로 마쳤다. FA 시장서도 '리빌딩'과 '세대 교체'를 내세워 SK 출신 포수 정상호(4년 32억)를 영입한 외에 특별한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시즌전 LG는 그래서 하위권으로 분류됐었다. 때문에 ‘정규시즌 4위-포스트시즌 3위’란 성적표는 기대밖이었다. 더욱이 ‘세대교체를 통한 팀 리빌딩 성공’이란 평가가 뒤따르며 미래에 대한 희망까지 팬들에게 선사했다.

그 주인공이 양상문 감독이다. 양상문감독은 지난 2014년 5월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한 김기태 감독의 후임으로 LG사령탑을 맡았다. 계약기간은 2017시즌까지 3년 6개월이었다. 취임당시 그는 '깨끗하게, 독하게, 급하지 않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리고 꼴찌 LG가 달라졌다. 6월 12일 탈꼴찌에 성공했고 8월 21일 4위까지 올라섰다. 이후 LG는 한 번도 4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은채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NC를 가볍게 제치고 플레이오프에 올라 넥센을 상대했고 플레이오프 4차전 9회말 2사 후 현재윤의 타구가 서건창의 글러브에 잡히며 시즌을 마감했을때 LG 팬들은 ‘LG의 양상문!’을 연호했다. 2년전 이맘때다.

2015시즌은 달랐다. KIA와의 개막전을 블론세이브로 시작하더니 누구도 예상못한 9위라는 성적표로 시즌을 마감했다. ‘성적내는 리빌딩’을 선호하는 팬들사이에서 양감독의 리더십은 당연히 평가절하됐다.

그리고 2016시즌이 시작됐다. 4월1일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 라인업은 대폭 어려졌다. 임훈(중견수), 정주현(2루수), 이천웅(우익수), 유강남(포수), 강승호(유격수)등이 포함됐다. 그리고 개막 2연전을 연장혈투로 끌어가며 한화를 연이틀 울렸다. 그렇게 시작은 좋았지만 유망주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다보니 중반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6월이 지나면서 뚜렷한 하락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5위에서 8위까지 추락한채 전반기를 마쳤다. ‘아무개는 감독 양아들’이란 비아냥이 떠돌았고 일부 극성팬들은 양상문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하지만 감독의 신념은 지켜졌고 그런 믿음 덕에 젊은 선수들은 차례로 유망주 꼬리표를 떼기 시작했다. 그리고 LG는 8월 3일 두산전부터 2002년 이후 무려 14년만에 9연승을 달리는 기염을 토하며 환골탈태의 성공을 알렸다.

채은성, 이천웅, 문선재, 안익훈, 이형종, 양석환, 강승호, 정주현, 서상우, 김용의 등의 야수진에 임정우, 김지용, 임찬규, 이준형등의 투수진이 무섭게 성장했다.

양상문 감독은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있다. 온화하다. 부드럽게 접근해 직접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편이다. 고집도 있다. 자신의 결정이 옳다는 확신이 서면 누가 뭐라든 밀어붙이는 뚝심이 있다. 요동치는 여론의 압력과 스스로를 들볶았을 성적에 대한 조급증을 꾹 참아낸채 그는 자신이 원하는 ‘원 팀’을 만들어냈고 그 화합을 통해 성적과 리빌딩이란 두 마리 토끼를 획득했다. 시즌을 마감한 25일 “내년엔 더 강해져 돌아오겠다”는 그의 마지막 말은 어쩐지 신뢰가 간다.

그리고 같은 25일, 그보다 몇시간 앞서 대한민국의 리더 박근혜 대통령은 세칭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1분 40초 남짓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쥐어짜내서라도 희망의 비전을 보여줘야할 대통령이 국민들을 무참하게 만들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애초 그에게 기대했던 온화하고 저력있는 리더의 품격은 자취마저 사라졌다. 맥이 탁 풀리는 2016 대한민국의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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