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이대론 침몰"…사장이 희망퇴직 호소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32,700원 ▼600 -1.80%) 사장이 "고정(인건)비를 매출축소에 맞춰 줄이지 못하면 우리 전체가 침몰한다"며 "더 나은 대의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반드시 인적자구계획을 이행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최근 대우조선이 실시한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에 실제 지원이 절반 이하에 그치자 이를 직접적으로 주문한 것이다.

정 사장은 27일 사내 소식지 인터뷰에서 "(임직원들이) 뭔가 오해를 하고 있다"며 정부나 채권단이 회사를 무조건 살리겠다고 한 적 없고 채권단은 4조2000억원을 우리가 제출한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할 때에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직원들이 퇴직과 분사가 반드시 필요하냐고 묻자 정 사장은 "생산물량이 많지 않은데 머스크 잭업은 올해 인도될 것이고, 인펙스 FPSO(부유식 저장설비)도 올해 공사가 다 끝난다"며 "내년 4월 마리나 프로젝트까지 인도되고 나면 우리회사 해양 프로젝트는 TCO만 남는데 신규 수주부진으로 인해 설계 등 선행공정은 일량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 삼성중공업이 연일 수주 소식을 알리고 있는데 대해선 "우리가 ‘수주경쟁’이라는 링 위에 설 자격마저 원천 봉쇄되고 있다"며 "완전자본잠식, 계산 조차 할 수 없는 부채비율 등 열악한 재무구조와 불투명한 미래 생존 가능성으로 입찰자격 적격심사 과정에서 탈락되기 일쑤"라고 일갈했다.


실제 대우조선은 삼성중공업이 수주할 것으로 보이는 해양 프로젝트 입찰에서 자격미달로 탈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사장은 "가장 경쟁력 있다고 자부하는 LNG(액화천연가스)선에서 조차 일본 선사로부터 재무구조 취약으로 같이 협력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계속 수주를 못해 일거리가 없어지면 채권단 지원이나 눈물겨운 자구계획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임직원들이 구조조정 없다던 취임 약속을 파기한 것이냐고 묻자 "약속을 못 지켜 유감이나 5조원대 천문학적 손실이 나리라곤 상상 못했다"며 "수주절벽에 매출이 반토막인데 구조조정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 그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부장, 담당임원, 부서장 등 전 보임자들은 24일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자신의 안위보단 회사를 살리겠다는 사명감으로 나도 (회사가) 정상화 궤도에 들어서면 아픔을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전했다.

조선업 미래가 비관적이란 전망에 대해선 "시장은 더 이상 과거 슈퍼 사이클이 없을 것이라 하지만 워크아웃 극복으로 세계 최고 조선소로 발돋움했던 우리 과거가 (회생을) 증명한다"며 "자구계획을 2020년에서 2018년으로 압축해야 하는데 희생이 있을 수밖에 없어 참여를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