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만명, 573억 등친 보이스피싱 조직 적발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멤버십 센터라 속이고 고객들로부터 가입비를 받아 수년간 500억원 상당 부당이익을 챙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46명을 검거하고 그중 총책 최모씨(51) 등 12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2008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통신요금 할인지원센터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3만3700여명에게서 멤버십 가입비 약 57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일당은 고객 1명을 상대로 각각 3차례에 걸쳐 회원모집·미납금 고지 전화를 걸었다.

첫 번째 전화에서는 "이벤트에 당첨돼 특별한 혜택을 드리겠다"며 이름·연락처 등 신상 정보를 파악했다.

이후 보이스피싱 경력 1~3년 이상 조직원이 전화해 "66만원만 내면 가족 포함 휴대전화 4대 통신요금을 3년간 50% 할인해주겠다"고 속였다. 자동차 보험이나 여행상품·꽃배달 등 서비스도 "필요할 경우 모두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겠다"고 꼬드겼다.

일당은 이 같은 수법으로 신규 회원을 모집하고 멤버십 가입비를 받으면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세 번째 전화를 걸었다. 이때는 "멤버십 가입비 가운데 미납한 요금이 있는데 며칠 내로 납부하지 않으면 신용불량자가 된다" 등 거짓말로 겁을 줬다.

일당에게 속은 사람 중에는 2008년부터 8년 동안 16차례에 걸쳐 약 1700만원을 지불한 경우도 있었다.

피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전화상담원 등 말단 조직원부터 시작해 총책까지 순차적으로 잡아들였다. 국장, 과장 등 조직 간부는 대부분 총책 최씨의 처남, 처제 등 친인척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을 동원한 보이스피싱 조직이라 검거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아직 붙잡지 못한 공범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