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차에 일부러 툭, '손목치기' 20대들 검거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지나가는 자동차에 팔이나 어깨를 고의로 부딪혀 교통사고를 내는 일명 '손목치기'로 보험금 2000만원을 가로챈 20대가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손목치기 보험사기 혐의로 전모씨(21) 등 5명을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도망 중인 공범 김모씨(24)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 등은 은평구·서대문구 등에서 2인 1조로 나란히 걸어다가 지나가는 차량 사이드미러에 일부러 부딪혀 교통사고 총 43건을 내고 보험금 약 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보험사기특별법)를 받는다.

전씨 등은 오전 출근시간대 주택가 좁은 이면도로를 범행장소로 삼았다. 이들은 교통사고를 낸 뒤 운전자 연락처를 받고 1~2시간 뒤 연락해 '팔이 아파 병원 진료를 받아야겠다'며 보험 접수를 유도했다. 멀쩡한 휴대폰도 파손됐다고 속여 휴대폰 수리비 보상금도 타냈다.

경찰 조사 결과 전씨와 김모씨(21)는 친구 사이로 2014년 보험사기 전과가 있다. 전씨와 김씨는 보험사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르자 친구나 후배 인적사항까지 도용해 보험금을 타냈다.

경찰 관계자는 "보통 가벼운 교통사고는 보험사가 현장 조사·사고 당사자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보험접수만으로도 합의금이 지급된다는 점을 이용한 범죄"라고 밝혔다. 보험사도 손해를 덜 보기 위해 빨리 합의를 하는 경향이 있다. 합의금은 30만~50만원 정도다.

경찰은 A보험사로부터 첩보를 받고 수사에 나서 전씨 등을 검거했다.

전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보험금으로 타낸 돈은 모두 유흥비로 썼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사고가 나면 차량 블랙박스 자료를 저장한 다음 경찰에 정식 신고해야 한다"며 "(보험사기범들은) 경찰에 신고하면 보험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