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참모진 사퇴, 朴대통령이 결정할 일"

청와대 전경/ 사진=뉴스1

'최순실 스캔들'과 관련, 새누리당이 청와대와 내각에 대한 대폭적인 인적쇄신을 요구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청와대 수석비서관 총사퇴론'이 제기된 가운데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의 뜻과 무관하게 청와대 참모들이 일방적으로 사표를 제출할 가능성은 낮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전화 통화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인데, 수석들이 모여서 일방적으로 '다 같이 사표를 내자'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박 대통령이 숙고한다고 한 만큼 박 대통령이 결정하는 대로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전날 "박 대통령에게서 전화를 받고 당의 제안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다는 말씀을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에게 청와대와 내각을 인적쇄신하고, 최씨 일가를 국내 송환해 검찰 조사를 받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청와대 수석들은 지난 25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직후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대책회의에서 참모진 일괄사퇴 등을 통해 사태의 책임을 지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병우 민정수석 등 일부 참모들이 "다 물러나면 사태는 수습하나" "무책임한 방안"이라며 반대하면서 합의가 유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참모진을 개편키로 결단할 경우 모든 수석 이상 참모들로부터 일괄적으로 사표를 받은 뒤 선별적으로 수리하고 나머지는 재신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처음부터 '최순실 게이트'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참모들로부터만 사표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사표를 받더라도 국정공백을 막기 위해 후임자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자리에서 직무를 수행토록 할 공산이 크다.

참모진 개편이 단행될 경우 최씨에게 국정 자료를 사전에 넘겨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호성 부속비서관이 교체 대상에 포함될 지 주목된다. 정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1998년부터 18년간 보좌해온 이른바 '문고리 3인방' 가운데 한명이다. 직무상 측근 비리를 감독할 책임을 지고 있는 우 수석과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외압 의혹에 휘말린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등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이 실장과 김재원 정무수석 등은 스스로 물러날 뜻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거취에 대해)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며 "취임 첫날부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단 생각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우 수석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같이 고심해보겠다"고 했다.

한편 내각 교체에 대해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이다. 경제·안보 2중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내각 개편이 자칫 국정공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국정쇄신 차원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등 일부 장관급에 대한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