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작가 덕에 불황속에서도 웃는 무림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무림페이퍼의 '네오스타 미색'이 내지로 적용된 '풀꽃도 꽃이다'의 표지/사진제공=무림페이퍼

출판·제지업계가 종이책 수요 감소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무림페이퍼 (2,090원 ▲15 +0.72%)가 연이어 베스트셀러를 배출하며 웃음짓고 있다.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조정래 작가의 최근 책들에 잇달아 종이를 공급하면서 무림페이퍼 역시 간접홍보 등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어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림페이퍼는 조정래 작가가 지난 7월 발간한 신작 '풀꽃도 꽃이다'에 인쇄용지를 납품했다. '풀꽃도 꽃이다'는 조 작가가 8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당시 서점가를 휩쓸었던 '정글만리'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작품. '풀꽃도 꽃이다' 역시 출간되지마자 베스트셀러 명단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3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앞서 정글만리 출간 때 종이를 납품하며 품질력을 인정받은 무림페이퍼는 이번 조 작가의 신작에도 납품하는 기회를 얻었다.

'풀꽃도 꽃이다'는 2권으로 구성돼 총 페이지가 약 800쪽에 달한다. 때문에 무림페이퍼는 독자들의 눈의 피로를 최대한 덜어줄 수 있는 지종으로 골랐다. 바로 백상지의 일종인 '네오스타 미색'(95g/㎡)이다. 미색 염료를 첨가해 은은하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을 내지로 사용한 책은 장시간 봐도 눈이 피로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불투명도가 개선돼 뒷면에 비침이 없어 각종 단행본과 교과서에 주로 사용되며 다양한 인쇄물과 책자, 필기용지 등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무림이 납품한 종이로 발간한 책 등 출판물이 히트를 하면 관련 매출 확대뿐 아니라 관계사, 거래처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간접적으로 홍보가 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무림페이퍼는 일찍부터 이같은 출판물을 통한 간접 홍보 및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무림페이퍼의 관계사인 펄프·제지 기업 무림P&P가 노숙자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잡지인 '빅 이슈'(The Big Issue)에 종이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빅 이슈가 한해 소비하는 인쇄용지의 양은 약 60톤으로 돈으로 환산하면 약 1억5000만원 규모다. 이 잡지는 1991년 영국에서 노숙인의 자립을 위해 탄생했고 2010년 국내에 들어왔다. 무림P&P는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6년 연속 지원하고 있다.

한편, 백상지 및 아트지를 제조하는 무림페이퍼는 올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068억, 영업이익 335억, 당기순이익 77억원을 기록했다.